LG‘4번타자 공수’ 특급작전

  • 입력 2008년 5월 16일 03시 03분


사흘만에 마이애미→뉴욕→서울→후쿠오카→서울→광주까지

“구멍난 타선 메워라” 용병 페타지니 번갯불 영입

사흘 만에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4번타자’를 광주에 있는 팀에 합류시켜라.

프로야구 최하위로 처진 LG 구단이 어렵사리 구한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7·베네수엘라·사진)의 ‘특급 공수 작전’을 펼쳤다.

주포인 최동수와 박용택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되면서 타선에 구멍이 난 LG는 창단 후 최다인 9연패에서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다시 연패를 맞는 등 벼랑 끝에 몰렸다. 이에 페타지니를 하루빨리 팀에 합류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페타지니와 최종 계약을 한 것은 10일. LG의 ‘빨리빨리’ 요청에 페타지니는 계약 사흘 만인 13일 마이애미를 출발했다. 뉴욕을 거쳐 14일 오후 5시 25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페타지니는 구단이 미리 정해준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정형외과로 직행했다. 입국 당일 밤에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페타지니는 15일 오전 8시 일본 후쿠오카로 출국해 현지 한국 영사관에서 취업 비자를 받은 뒤 그날 오후 10시에 재입국했다. 16일 오전에는 장비와 유니폼을 받고 곧바로 KIA전이 열리는 광주로 내려간다.

마이애미→뉴욕→서울→후쿠오카→서울→광주의 강행군을 펼친 끝에 집을 떠난 지 사흘 만에 LG 벤치에 앉게 되는 것. 페타지니는 “시차 적응만 되면 곧바로 뛰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페타지니는 1999∼2004년 일본프로야구에서 통산 타율 0.317, 223홈런, 594타점을 기록한 강타자. 전성기는 지났지만 올해도 멕시코리그에서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2, 6홈런, 27타점을 올렸다.

페타지니는 25세 연상의 친구 어머니와 결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LG의 한 관계자는 “페타지니가 아내와 한국에서 살 집을 꼼꼼히 물어보는 등 금실이 좋은 것으로 보였고 자녀는 4명”이라고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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