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보그 ‘靑 화보’ 비판에… 與 “뒤틀린 심보 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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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25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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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운동)’의 하나로 패션잡지 ‘보그코리아’와 협업해 청와대에서 한복 패션 화보를 촬영한 것을 두고 여야간 첨예한 대립이 벌어졌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어떤 예술인들이나 혹은 집단들의 평판에 해를 자꾸 끼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모델 한혜진이 영빈관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그 코리아 갈무리)
모델 한혜진이 영빈관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그 코리아 갈무리)


지난 22일 ‘보그코리아’의 화보가 공개된 뒤 온라인 상에서는 청와대 활용과 훼손 사이에서 논쟁이 일었다. 이에 문화재청은 23일 설명자료를 내고 “청와대에서 한복 패션 화보 촬영을 통해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촬영을 허가했다”며 “잡지에 한복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과 열린 청와대와 함께 소개되는 것도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탁 전 비서관은 “아주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그 결과물들을 실제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복만 찍은 게 아니다. 다른 여러 가지 복장들을 다 갖추고 있고 또 심지어는 일본의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인인 류노스케 오카자키라는 사람의 작품도 그 안에 있다. 그런 것들을 자꾸 숨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탁 전 비서관은 “문화재청이 관리 주체가 됐다면 (청와대도) 문화재에 준한 관리가 필요한 시설”이라며 “문화재를 행사 공간으로 사용하려면 심사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정권) 임의대로 기준 없이 마구 사용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현 정부가 ‘청와대를 개방했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지속적으로 확대·개방돼 왔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청와대를 폐쇄하면서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모른 채 방치한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모델 김원경이 청와대 본관 ‘금수강산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그 코리아 갈무리)
모델 김원경이 청와대 본관 ‘금수강산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그 코리아 갈무리)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개방은 구중궁궐의 ‘제왕적 대통령’을 끝장내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적 결단이자 불가역적 개혁”이라며 “‘창경궁 격하’ 운운하며 사진 하나 붙잡고 딴지를 거는 탁현민 전 비서관의 뒤틀린 심보가 외려 짠하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에게 청와대는 ‘문재인 왕조’ 시절 누비던 왕궁이었나”라며 “청와대가 왕같은 대통령과 탁 전 비서관같은 고매한 신하들이 머물 때는 고품격이고, 수많은 국민들과 때로 모델마저 헤집고 다니는 지금은 초저급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의 출생지로 유명한 ‘블레넘 궁전’은 1987년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며 “이곳은 1954년 영국에서 첫 번째 디올 컬렉션이 열린 장소이며 2012년 프랑스 파리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는 샤넬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는 ‘금단의 성역’이 아니다. 왕궁에서 패션쇼를 열거나, 화보 촬영을 했던 사례도 많다”며 “화보 컨셉이 아쉬웠을 수는 있어도 패션화보 촬영 좀 했다고 ‘품격’ 운운하는 건 좀스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보그코리아는 해당 화보를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삭제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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