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면 이름이나 불러줄지…” 손흥민 父, ‘손흥민 거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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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2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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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60)과 손흥민(30·토트넘). 수오서재 제공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60)과 손흥민(30·토트넘). 수오서재 제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60)이 ‘손흥민 거리’ 조성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12일 손 감독은 강원도교육청을 방문해 신경호 교육감을 만났다. 신 교육감이 “춘천에 손흥민 거리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제안하자 손 감독은 “몇 년 전부터 그런 얘기가 있었지만 아니라고 계속 고집하고 있다”고 답했다.

손 감독은 “흥민이가 은퇴하면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 것이라 너무 조심스럽다”며 “은퇴하면 누가 이름이나 불러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 교육감은 “춘천에 그려진 손흥민 선수의 대형 벽화는 외지인들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며 “손흥민은 춘천의 자랑”이라고 했다.

한해동 작가가 자신이 그린 춘천의 손흥민 벽화 앞에 서 있다. 한해동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
한해동 작가가 자신이 그린 춘천의 손흥민 벽화 앞에 서 있다. 한해동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
춘천은 손흥민의 고향이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손 감독과 함께 춘천 공지천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탄탄한 기본기와 슈팅 능력을 길렀다고 한다.

춘천에는 지난해 12월 완성된 손흥민의 벽화가 있다. 팔호광장의 한 건물 벽면에 손흥민이 활짝 웃는 모습을 담았다. 벽화는 손흥민 팬들의 후원으로 진행됐고 벽 공유 플랫폼 ‘월디(wall-d)’가 기획했다. 손흥민과 동향인 춘천 출신 한해동 작가가 그렸다.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60)과 손흥민(30·토트넘). 동아일보DB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60)과 손흥민(30·토트넘). 동아일보DB
한편 이날 손 감독은 춘천에서 운영 중인 손축구아카데미와 관련해 학생들의 운동과 학업 병행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논의하고자 강원도교육청을 방문했다.

손 감독은 아카데미 학생들의 운동·학업 병행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해외 진출할 아이들이 많아 외국어 공부는 필수”라며 “학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외부 강사를 초빙하고 아카데미는 공간만 빌려줘 영어, 독일어, 일본어, 스페인어는 물론 역사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안학교 전환도 생각했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롭고 이를 충족하기 힘들어서 결국 중도에 포기했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는 너무 (대안학교 전환을) 하고 싶지만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신 교육감은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은 함께 가야 한다”며 “수업 일수에 묶여 학생 선수들이 주말에만 시합을 나가는 문제점을 전국 시도교육감과 공유했고 조만간 각 교육청 체육 담당자들을 만나 공론화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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