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때 이모할머니에게서 받은 선물을 9년 만에 열어본 부부가 할머니의 지혜에 감동을 받았다.
26일(현지시간) 더선에 따르면 캐시와 브랜든 커플은 2007년 9월 결혼했다. 이날 캐시의 이모할머니 앨리슨은 신혼부부에게 선물 하나를 남겼는데, 종이로 포장된 상자의 앞면에는 “첫 다툼 전까지 열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캐시와 브랜든은 결혼한 뒤 수도 없이 많이 싸웠지만 이모할머니가 준 선물은 한 번도 개봉하지 않았다.
그렇게 9년이 흐른 지난 2016년, 부부는 지인의 결혼을 앞두고 가장 의미 있는 선물이 뭘까 고민하다가 이모할머니의 선물을 기억해냈다.
캐시는 옷장 속 선물을 꺼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남편과 잘 지내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아 선물 개봉을 꺼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남편과 더 크게 싸웠을 때 할머니가 주신 선물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캐시는 이모할머니가 주신 선물이 ‘결혼생활을 구원할 열쇠’라고 생각했다. 이모할머니 내외는 50년 넘게 결혼생활을 이어왔기 때문에 신혼부부는 모르는 특별한 비법이 담겨 있을 거라 여겼다.
9년이 지난 후에야, 캐시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그 상자가 아닌 부부한테 있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캐시는 상자를 열어보겠다고 다짐했고, 9년 만에 선물을 개봉했다.
상자 안에는 부부 각자에게 전하는 이모할머니의 편지 두 장이 약간의 돈과 함께 들어 있었다.
캐시의 편지에는 “캐시, 피자와 새우 또는 너희 둘 다 좋아하는 것을 사 오렴”이라고 적혀 있었고, 브랜든의 편지에는 “브랜든, 가서 꽃과 포도주 한 병을 사 오렴”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모할머니가 손녀 내외에게 남긴 선물은 다툼을 해결하는 지혜로운 방법이었던 것이다.
캐시는 이모할머니의 선물이 “가장 훌륭한 결혼선물”이라고 말했다. 비록 9년간 먼지 쌓인 채 보관해왔지만, 캐시는 “우리 부부에게 관용과 이해, 타협과 인내심에 대해 가르쳐준 선물”이라면서 앞으로의 결혼생활도 잘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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