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아가, 어른들이 미안해”…천안 계모 학대로 숨진 소년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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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5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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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세상을 떠난 아홉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충남 천안시의 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마련됐다.

5일 추모 공간에는 과자와 음료수, 꽃들로 가득했다. 천안 계모의 체벌로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갇혔던 A 군은 3일 오후 6시 30분경 사망했다. 1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지 이틀 만이다.

(천안=뉴스1) 5일 오전 충남 천안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전 충남 천안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전 충남 천안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전 충남 천안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동에서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재학했던 초등학교에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동에서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재학했던 초등학교에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추모 공간 근처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삐뚤빼뚤하게 적은 편지를 추모 공간에 붙였다. 이웃인 학부모들도 포스트잇에 안타까운 마음을 적었다.

A 군의 초등학교에도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국화꽃을 놓으며 A 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다음은 이웃들이 A 군에게 남긴 편지 내용이다.

“오늘 네가 하늘로 갔다는 소식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단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제발 깨어나서 이런 세상도 언젠가는 아름답다는 걸 느꼈으면 했거든. 나는 3세 딸을 둔 302동의 아저씨야. 어쩌면 지나가다가 한번쯤 마주쳤을 것 같아서 더 슬프고 화가 났단다. 세상에서 슬픔이었더라도 하늘에서 행복하길 바랄게. 그리고 나쁜 어른들이 또 나쁜 짓을 못하게 지켜보고, 행동할게. 편히 쉬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한번쯤은 마주쳤을, 하늘의 별이 된 9세 소년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다음생엔 마음껏 뛰어놀고 환하게 웃을 수 있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 생엔 마음껏 행복하렴.”

“예쁜 아가, 다음 생엔 누구보다 행복하게 사랑 많이 받고 살자. 너의 아픔을 누구도 몰라줬다는 게 슬프고 안타까워. 아프고 무서운 거 다 잊고,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렴.”

“친구야, 다음엔 행복한 아이로 태어나길 기도할게. 미안해.”

“좋은 곳에서 행복하길 바라며.”

“부디 행복한 곳으로 가서 사랑 받으며 살거라.”

“어른으로서 미안해. 아빠로서 더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늘나라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 갖길 바라. 사랑해.”

“힘들고 외로웠을 시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 그곳에서는 아픔 없이 행복하게 웃는 날만 가득하길 바랄게. 어른들이 미안하구나. 지켜주지 못해서. 잊지 않을게, 아가!”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 나도 마음이 너무 아파. 편지 꼭 읽어. 안녕.”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천안=뉴스1) 5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동에서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재학했던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동에서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재학했던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동에서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재학했던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적어 놓은 메모가 보이고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천안=뉴스1) 5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동에서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재학했던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적어 놓은 메모가 보이고 있다. 사망한 아이는 지난 1일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에게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020.6.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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