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객기가 이륙 직후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사고로 비상착륙했다. 사고로 75명이 다쳤지만, 숨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15일 오전(현지시각) CNN, AP통신 등은 승객 226명과 승무원 7명 등 총 233명이 탑승한 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갈매기 떼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객기는 ‘우랄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라고 외신은 전했다.
해당 여객기는 크림반도 도시 심페로폴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동남쪽 쥬코프 공항을 이륙한 직후 갈매기 떼와 충돌했다. 이후 새들이 양쪽 날개 엔진 2개에 모두 빨려 들어가면서 엔진 한쪽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다른 엔진에도 고장이 발생했다.
기장은 긴급상황이라고 판단해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동체 착륙은 비행기의 엔진을 모두 끈 채 착륙바퀴를 사용하지 않고 몸체만을 이용해 착륙하는 방법이다. 여객기는 활주로에서 1km 떨어진 옥수수 밭에 무사 착륙했고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안내를 받아 비상 트랩으로 탈출했다.
이러한 기장의 민첩한 상황판단은 항공사와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연간 1만회 이상 발생하지만 추락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문 ‘버드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지 재난의료센터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입원치료를 받게 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부상자 74명도 간단한 치료만 받고 퇴원했다. 승객들은 주로 탈출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랄항공은 성명서를 통해 “(기장의) 전문성과 침착함 덕분에 비극적인 결과 없이 착륙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기장에게 상을 주자는 청원운동을 시작하는 등 수백 명의 목숨을 구한 기장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기장을 영웅으로 칭송하며 인명을 구하고 성공적으로 착륙한 기장에게 “곧 국가적 차원의 상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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