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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독재자 후예 아니라면 5·18 다르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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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독재자 후예 아니라면 5·18 다르게 볼 수 없다”

문병기기자 입력 2019-05-18 11:07수정 2019-05-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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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비판하며 “유신-5공시대 정치의식”
“진실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 이전 유신시대와 5공 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가르쳐준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 논란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국민통합을 위해선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적폐에 대한 진상규명과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 진보로 나뉠 수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라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한국당이 현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비판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한 일부 한국당 의원들과 동조자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광주사태로 불리었던 5·18이 광주민주화 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 199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고 말했다. 또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압과정을 군사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광주 5·18에 감사하면서 우리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럴 때만이 우리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청산작업을 진행한 것이 한국당의 전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정치세력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 3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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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었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고 했다. 달빛동맹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동유치 과정에서 시작된 대구와 광주의 협력관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첫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라며 “그 때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참석했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한국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5년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후 4년만이다.

황 대표는 기념식 참석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광주시민의 아픔을 알고 있다. 광주시민의 긍지도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시민들은 어디에 살든, 다른 위치에서 다른 생각으로 다른 그 무엇을 하든, 광주시민이다. 그것이 광주정신”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의 참석에 대해 논란이 많다. 광주의 부정적 분위기를 이용해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저는 광주를 찾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기념식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5·18 추모단체 회원 수백여 명이 “어딜 오느냐”고 항의하고 의자를 던지거나 물을 뿌리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념식장 안에서도 유가족들이 일어나 “황교안 왜 왔냐, 물러가라”고 외치는 등 항의가 계속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의정미 대표 등도 여야 5당 대표가 총출동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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