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기차 전환속도 ‘느릿느릿’… 목표치 31.6% 채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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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완전 전환 목표… 이용 만족도 높지만 보급률 저조
5년간 6766억 원 투자하기로

제주도는 도청에 전기자동차 충전 전용 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전기차 보급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으나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도청에 전기자동차 충전 전용 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전기차 보급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으나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친환경에너지 자립과 함께 탄소 배출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제주지역 모든 차량을 전기자동차(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를 민간·공공부문 6628대, 렌터카 891대, 택시 307대, 버스 30대, 화물차 905대로 모두 8761대로 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충전기는 급속 187기, 완속 2764기, 버스용 충전기 34기 등 모두 2985기를 설치한다.

올해 목표를 달성하면 제주지역 전기차는 모두 2만9700여 대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정부의 차량 구입비 지원으로 전기차가 보급된 이후 제주는 줄곧 최고 운행지역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섬 전역을 자동차 매연이 없는 ‘탄소 제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당시 2020년 전기차 보급 대수 9만4000여 대에 비하면 실제 실적은 31.6%에 불과하다.

제주도가 예상했던 것처럼 전기차 구매 수요가 증가하지 않자 내년 전기차 보급 목표를 수정했다. 내년 1년간 당초 3만9310대를 보급하려던 계획을 1만1817대로 축소해 조정했다. 전기충전기 보급 역시 당초 1만2912대에서 3189대로 대폭 줄였다. 국비와 지방비 등을 합해 2500만 원이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1300만 원으로 줄어든 데다 자동차 충전에 따른 불편이 여전한 점도 구매 수요를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의 단계적 축소, 충전기 노후에 따른 고장 증가, 가정용 충전기 지원 종료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이용자 만족도는 높다. 전기차 및 충전기 이용 실태와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제주도가 10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족도는 91.3%로 나타났다. 성능이 우수한 차량 출시가 이어지면서 연료비 절감과 주행 및 배터리 성능 향상 등이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제주도는 전기차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이 인하되면 2024년 3만7918대, 2025년 4만4460대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전기차 보급 초기 130∼140km에서 최근 400km으로 늘었다. 3, 4년이 지나면 600km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2030년 제주지역 전기차 보급 대수는 37만7217대로, 2012년 계획 수립 당시 목표를 유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기차 정책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 활용 등을 위해 꾸준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기존 정책을 개선하고 전기차 충전기 리스사업 도입, 배터리 재사용 등 신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676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전기차#성과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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