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 6.5조 회사채 만기 도래…기업 자금조달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2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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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이 역대 4월 물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기업의 자금조달 압박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2월이 만기인 국내 회사채는 50조8727억원 가운데 6조5495억 원이 4월 중 만기가 도래한다. 금투협이 통계를 작성한 1991년 이래 역대 4월 만기 도래 물량 중 최대규모다. 지난해 4월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물량(5조9122억원)보다도 6373억 원(10.8%) 많다.

신용등급 A등급에선 하이트진로(1430억 원), 풍산(1000억 원), 하나에프앤아이(700억 원) 등이, A-등급에선 SK건설(560억 원)이 다음달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BBB+등급의 대한항공(2400억 원)과 BBB-등급의 HSD엔진(800억 원) 등도 포함돼 있다.

통상 4월은 결산실적 발표와 주주총회가 몰려 있어 만기 도래 회사채와 신규 발행 회사채 물량이 몰려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어 회사채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를 제외한 회사채 전체 순발행액은 1조73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62억 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보통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면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회사채를 갚은 차환방식을 쓰는데, 회사채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차환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은 자금 조달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
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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