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회의때 병원장들 마스크 썼지만 공무원은 안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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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제생병원장, 회의 참석前 증상
접촉자 격리로 중대본 차질 우려
팀장 확진 분당구보건소 폐쇄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 등 복지부 관계자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돼 18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병원 내 집단 감염이 벌어진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의 이영상 원장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회의에는 수도권의 다른 종합병원장 22명도 참석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 원장은 17일 진단검사를 받고 18일 오전 3시 38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 원장이 이달 11일부터 두통 증상이 있었다고 진술해 그때를 발병일로 간주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증상을 보이고 이틀 뒤인 13일 김 차관은 수도권 대학·종합병원장 23명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중증환자 치료 병상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복수의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병원장은 마스크를 쓰고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김 차관 등 복지부 관계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취재 결과 회의장 내 테이블은 ㄷ자 모양으로 가운데에 김 차관 등 복지부 간부들이 앉았다. 병원장들은 김 차관의 좌우로 놓인 테이블에 마주 앉았는데 사이 간격은 1m 정도였다. 이 원장은 마스크를 쓴 채 김 차관의 오른쪽 테이블 가장 끝자리에 앉았다. 이날 오후 늦게 역학조사관들은 김 차관 등 복지부 관계자 8명을 접촉자로 분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명은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고 증상 발현 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과 주요 간부들이 자가 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당분간 중대본 운영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차관의 직무는 노홍인 중대본 제1통제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대행한다. 6일 이 원장과 함께 회의를 연 은수미 성남시장은 18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분당구 보건소 팀장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19일까지 보건소가 폐쇄된다. 한편 경기도는 분당제생병원이 도 역학조사반에 제출했던 코로나19 발생 병동 출입자 명단에 이 원장 등 144명이 빠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 성남=이경진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제생병원장#확진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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