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中 향해 “코로나 책임 美로 돌리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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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와 통화서 ‘루머 유포’ 경고… 양 “中 방역노력 폄훼 말라” 맞대응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사진)은 16일 양제츠(楊潔지)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의 통화에서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지금은 허위 정보와 이상한 루머를 퍼뜨릴 때가 아니라 모든 국가가 함께 공동의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 주임은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으로 당의 외교수장 역할을 한다.

앞서 12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뚜렷한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트위터에 ‘미군이 코로나19를 후베이성 우한에 들여왔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자오 대변인의 언급에 발끈한 미국은 다음 날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를 초치해 양국 외교 갈등이 증폭됐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 주임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미국 정치인들이 중국의 방역 통제 노력을 폄훼하고 중국에 오명을 씌워 인민들의 강한 분개를 일으켰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에 엄정하게 통고한다. 중국에 대한 어떤 폄훼와 먹칠 의도도 성공할 수 없고, 중국 이익에 해를 끼치는 행위는 모두 중국의 결연한 반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폼페이오 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로 부르거나 중국의 정보 은폐 책임을 거론한 것에 반발해 왔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언급한 데 대해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강하게 분개하며 즉시 잘못을 바로잡고 중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코로나19#책임론#폼페이오#양제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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