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반지하방, 동네사랑방으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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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빈집 6곳, 공유시설 리모델링
SH공사, 청년 건축가에게 설계 맡겨

빈 채로 방치돼 있던 다가구·다세대주택의 반지하 공간이 지역 주민을 위한 ‘사랑방’으로 바뀐다. 청년 건축가들이 기획과 설계를 맡았고, 향후 공간 운영도 이들이 꾸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SH청년건축가 주도형 공간복지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통해 서울 시내 반지하 공간 6곳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 달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리모델링한 반지하 공간은 SH공사 소유 빈집들이다. 건물이 오래됐거나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생긴 곰팡이 등으로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 오랜 기간 비었던 곳들이다.

SH공사는 이곳에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이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번 반지하 공간 개선 사업의 기획과 설계는 건축 전공 대학(원)생, 건축회사에 갓 입사한 직원 등 청년 건축가들이 맡았다. 이들은 지난해 열린 ‘제5회 SH청년건축가 설계공모전’ 입상자들이다.

리모델링 대상 6곳의 면적은 최소 30.1m²(약 9평)에서 83.2m²(약 25평)이다. 청년 건축가들은 지난해 지역 조사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최적의 공간 활용 방법을 검토해왔다. 그 결과 △주민소통방 △공유주방 △마을 예술 전시 공간 △정원 가꾸기(가드닝) 및 건축 관련 교육과 취미 교류 공간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 진행 공간 등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예컨대 구로구 개봉동의 반지하 공간에는 젊은 주부들이 모여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주민소통방이, 성북구 종암동에는 공유주방이 각각 들어선다. 청년 건축가들은 이 공간에서 주민 대상 취미,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SH공사는 공간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SH공사에 따르면 전국에 분포된 약 36만 곳의 주거용 반지하 공간 중 약 62.8%가 서울시에 집중돼 있다. SH공사도 670여 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래됐거나 일조, 환기 등의 조건이 열악한 곳은 폐쇄하거나 수리해 재공급해 왔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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