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5선발 낙점’ KT 소형준의 목표는 ‘1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13일 10시 30분


KT 소형준은 ‘대형신인’이라는 주변의 평가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일단 선발로 1승을 거두는 게 목표”라며 한 발 한 발 착실한 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소형준.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 소형준은 ‘대형신인’이라는 주변의 평가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일단 선발로 1승을 거두는 게 목표”라며 한 발 한 발 착실한 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소형준.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대형신인이라는 평가가 끊이질 않는다. 사령탑은 물론 지켜본 전문가들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만족이나 자만은 없다. 일단 눈앞의 하루에 초점을 맞춘다. ‘괴물 신인’ 소형준(19·KT 위즈)의 1차 목표가 ‘1승’인 이유다.

미국 애리조나주 KT 스프링캠프의 관심은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소형준에게 쏠렸다. 아마추어 때부터 기량은 인정받았다. KT는 드래프트 1년여 전인 2018년부터 소형준의 1차지명 방침을 세워뒀다. ‘전국구 에이스’라는 기대치가 분명했다. 뚜껑을 열자 막연한 기대는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불펜피칭부터 연습경기 실전 등판까지 그를 지켜보는 이들마다 감탄했다. 이강철 감독은 ‘안구정화’라는 단어를 쓰면서 소형준의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큰 의미는 없지만 눈에 보이는 기록도 좋다. NC 다이노스를 상대한 첫 평가전에서 1이닝 무실점, 두 번째 SK 와이번스 상대로는 2이닝 3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2월말이었지만 최고구속은 150㎞를 찍었다. 다시 한 번 SK를 상대한 마지막 등판에서도 2이닝 1실점으로 무난했다. 캠프 3경기에서 5이닝 1실점. 코칭스태프의 기대보다 더 나았다.

이 감독은 캠프를 마친 뒤 “소형준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5선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함께 경쟁했던 박세진, 손동현은 우선 롱릴리프로 출발한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윌리엄 쿠에바스~배제성~김민에 소형준이 마지막 자리를 꿰차는 밑그림이다. 고졸 신인에게 선발 한 자리를 주는 건 파격적이지만, 투수 보는 눈이 뛰어난 이 감독은 확실한 근거를 캠프에서 발견했다.

12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가 훈련을 시작했다. kt 소형준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2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가 훈련을 시작했다. kt 소형준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소형준은 들뜨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후 귀국한 뒤 연락이 닿은 그는 “연습경기에 상대한 선배들은 100% 컨디션으로 타석에 임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즌을 준비하는 단계 아닌가. 반면 나는 첫 실전투구라 전력으로 던졌다. 결과가 좋은 건 그 때문”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캠프 성과는 만족 그 자체였다. 부상 없이 완주했기 때문이다. 소형준은 “90점 이상을 매기고 싶다. 첫 스프링캠프를 부상 없이 소화했고,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부족했던 체력을 보완했다”고 자평했다. 프로 생활의 첫 캠프는 배움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TV에서만 보던 선배들을 보는 것만으로 신기했지만 어느새 적응됐다. 그들의 기술이나 몸 관리 노하우를 지켜보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사령탑의 거듭되는 칭찬과 5선발 낙점. 책임감은 무겁다. 소형준은 “기대하는 부분을 해내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우선 1군에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캠프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정규시즌에도 내 실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목표를 묻자 ‘1승’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대목에 배짱과 여유가 묻어있다. 소형준은 “일단 선발로 1승을 거두는 게 목표다. 그걸 달성해야 그 다음이 있다”며 “다음 목표는 첫 목표를 달성한 뒤 세우겠다. 단계적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괴물의 여유는 단지 마운드 위에서만 발휘되는 건 아닌 듯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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