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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길 대신 보행로-자전거길… ‘걷고 싶은 도시’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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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길 대신 보행로-자전거길… ‘걷고 싶은 도시’ 성큼

박창규 기자 입력 2020-03-10 03:00수정 2020-03-10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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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로공간 재편 4년 성과
서울시 ‘생활권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을 실시한 종로구 율곡로4길의 사업 전(왼쪽)과 후 모습. 거주자주차구역을 없애고 차로의 폭을 줄이는 대신 보행로를 설치했다. 자동차와 사람이 뒤섞였던 길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로 바뀌었다.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 조계사 후문과 수송공원 사이에는 율곡로4길이 있다. 이 길의 한쪽에는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이 있어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폭이 좁았다. 보행자를 위한 보도마저 없다 보니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매번 좁은 길 위에서 차와 뒤엉키는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이곳을 정비하는 사업을 벌였다.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을 없애고 차로의 폭을 줄이는 대신 보행로를 신설했다. 그 결과 통행이 한결 원활해졌다. 이곳을 지나는 주민을 비롯해 점심시간이면 인근 빌딩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도 교통사고 걱정을 덜었다.

시는 율곡로4길의 사례처럼 도로의 차로를 줄여 보행 공간으로 만드는 ‘생활권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을 통해 2016년부터 4년간 50개 도로가 보행친화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9일 밝혔다. 생활권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은 집, 상가 등이 몰려 있어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한 지역의 보행 공간을 넓히고 보행 안전 및 편의시설을 확충해 자동차 중심인 교통 환경을 사람 중심으로 바꿔 나가는 사업이다.


시는 2013년 ‘보행친화 도시’라는 목표를 내세운 뒤 다양한 교통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 퇴계로, 서대문구 연세로 등 도심권과 송파구 석촌호수로 등 부도심권의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을 벌인 데 이어 2016년부터는 이를 생활권으로 넓혀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시내에 약 5만 m²의 보행 공간이 새롭게 생겼다. 이는 서울광장(6449m²)의 약 7.8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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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확보된 공간에는 보행로는 물론이고 자전거도로도 설치했다. 법으로 정한 최소 유효 보도 폭(2.0m)조차 확보되지 않았던 열악한 도로에 넓은 보행로가 생겼고, 주민들이 바자회나 장터를 열 수 있는 공간까지 조성됐다. 또 쉼터를 조성하고 횡단보도 설치, 노상주차장 제거, 일방통행 실시, 차량 속도제한 등 지역의 여건에 맞는 맞춤형 시설 개선도 동시에 진행했다. 가령 구로구의 구일로10길의 경우 4차로를 2차로로 줄이는 대신 폭이 6∼8m이던 보행로를 8∼15m까지 넓혔다.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의 긍정적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도로의 보행 환경을 개선한 결과 이전과 비교해 유동인구와 주변 상가 매출은 각각 평균 25.7%와 8.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공간을 재편한 뒤 교통사고가 평균 29% 줄었다는 미국 교통부의 조사 결과도 있다.

시는 올해도 생활권 도로 8곳에서 공간 재편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관악구 관천로(봉림교∼우방아파트 구간 850m)는 폭 20∼30m의 왕복 4, 5차로를 2, 3차로로 줄이는 대신 보행 공간을 넓힌다. 이곳은 지역 문화행사 등이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도봉구 해등로4길(창일중∼창1동주민센터 구간 340m)은 폭 20m의 왕복 4, 5차로를 2, 4차로로 축소하고 자전거도로와 보행 공간을 확장하기로 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차량 중심의 교통 환경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대기오염 등의 문제를 줄이고 보행친화 도시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서울시#걷고 싶은 도시#보행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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