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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TV] “저는 보컬코치입니다” 에스틸발성법 전문가 김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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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TV] “저는 보컬코치입니다” 에스틸발성법 전문가 김민정 교수

양형모 기자 입력 2020-03-02 10:49수정 2020-03-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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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ㅣ김민정 교수

국내 최초로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 마스터 자격증 취득
보컬코치 영역을 개척 … 뮤지컬 등 분야에서 맹활약
동아뮤지컬콩쿠르 심사위원, 학생들 위해 마스터클래스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노래하고 말할 수 있게 돕고파

“배우 시절 고질적인 음이탈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죠.”

입을 열어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이래 인류는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 왔다. 누군가는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는 소리를 ‘잘’ 내야 한다는 결론을 (당연하게) 얻었을 것이고, 길을 찾은 소리 탐구자들은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때로는 종교적으로까지 연구를 확장해 왔다.

김민정 교수(경복대 공연예술과)는 그 길을 찾은 명민하고도 운이 좋은 연구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음성을 내는 과학적인 원리와 기술을 공부한 사람이자 노래를 ‘잘’하는 방법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한국인 최초의 에스틸 발성법 실습훈련교사이자 이 첨단 음성교육법의 공식코스를 국내에 처음으로 유치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민정 교수와의 인터뷰는 서울 충정로 스포츠동아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 인터뷰에는 그동안 김 교수가 언론 매체에서 미처 밝히지 못했던 깊이 있고 전문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긴 시간의 인터뷰였음에도 힘겨운 내색 없이 인터뷰에 응한 김 교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가급적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김 교수의 답변 내용은 최소한의 편집만을 거쳐 게재했다.

- 오늘 ‘공소남TV’에서는 김민정 경복대학교 공연예술과 교수님을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꽤 전문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간략하게 교수님 소개를 좀 해 주시죠.

“네, 안녕하세요. 보컬 코치 김민정입니다. 소개해 주신 대로 경복대학교 공연 예술과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요. 현장의 가수 분들, 배우 분들을 대상으로 주로 발성과 가창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ㅣ김민정 교수

- ‘보컬 코치’라고 소개를 해주셨는데요. 코치라고 하면 아무래도 주로 스포츠 분야에서 익숙한 직업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보컬은 노래를 하는 거잖아요. 노래를 하는 분들에게도 ‘코치’가 필요한가요?

“보이스티처, 보컬코치. 보통 서양에서는 이렇게 둘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선생님이라는 면에서는, 사실 큰 범위 내에서는 동일한 것 같아요. 선생님은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는지 알려 주고 가르쳐 주는 사람이죠. 그래서 그 사람의 목소리를 발견하게 해주고,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 주는 사람이라면 보컬코치는 뭐랄까 … 사실 현장에서 훌륭하신 배우 분들과 같이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분들의 경우 제가 소리내는 방법을 처음부터 알려 드리지는 않거든요. 그분들의 특정한 문제 또는 다른 가창법을 구사하셔야 될 때, 제가 도움을 드리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시면 조금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 그러니까 보컬코치는 ‘노래’가 아니라 ‘소리’에 포인트가 있는 거군요.

“딱히 그렇게만 볼 수는 없고요. 예를 들어서 (배우 입장에서) 이미 내가 노래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요. 주연 배우 정도쯤 되면 사실 노래는 다 잘 하시잖아요. 그런데 ‘짠짠짠~ 가지 말아요~(트로트 창법으로)’ 이렇게 노래하는 분이 갑자기 ‘그~ 대가~ 나에게(성악 창법으로)’ 이렇게 노래를 하는 건 또 다른 방식의 가창방법이잖아요. 이런 걸 알려드리는 거죠.”


(주: 김민정 교수는 인터뷰 후에 보이스티쳐는 개인의 가장 편안한 소리와 건강한 소리를 찾아 강화시켜주는 역할, 보컬코치는 장르 및 캐릭터에 필요한 음색과 스타일 구사, 트러블 슈팅(trouble shooting) 즉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이라고 보충 설명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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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가수, 배우들의 ‘보컬 선생님’으로 언론에 많이 소개되셨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분들을 두고 ‘저 사람은 내가 노래하는 방법을 알려줬어’라고 얘기하기에는 조금 ‘과하다’, ‘과장됐다’고 생각해요. 경복대학교 학생들은 저의 제자라고 말할 수 있지만 현장의 가수들, 배우들을 제가 저의 제자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냥 뭐 클라이언트? 외국은 클라이언트라고 얘기하던데, 우리말로는 의뢰인?”

“제가 가끔 고객님들이라고 얘기하기도 해요(웃음). 노래를 어떻게 하는지 보다는 소리적인 문제. 소리적인 문제라고 해도 발성을 처음부터 가르쳐드리기 보다는 필요한 노래에 맞게 빨리 디자인을 해드리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빠르게 고쳐 드리는 겁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하고 일할 때는 가이드를 하는 안내자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코치’라고 합니다.”

- 가이드와 안내자로군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뮤지컬 분야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뮤지컬의 경우 음악감독님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음악감독과 보컬코치는 일정 부분 하는 일이 겹치지 않을까요?


“음악감독님은 큰 숲을 보시는 분들이라고 봅니다. 저는 보컬코치로서 그 숲 속에 있는 나무들을 하나씩 케어한다고 생각해요. 뮤지컬이라는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기까지 음악감독님은 지휘도 하셔야 되죠, 오케스트레이션도 하셔야 되죠, 가끔 연주도 하시죠. 하시는 일이 엄청 많아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음악감독님이 원하시는 바를 배우들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숨을 어떻게 사용하라든지 또는 이 캐릭터가, 이 넘버가,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여정이 있는데 적절한 정서가 담긴 소리를 다양한 음색으로 낼 수 있게 도움을 드리는 거죠. 음악감독님들이 배우들에게 ‘뮤지컬의 넘버를 이런 식으로, 음악적으로 구현해 달라’고 주문을 하시지만 사실 그 많은 일을 음악감독님이 다 하시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해요. 배우 한 명에게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실 수도 없고요. 그래서 뮤지컬의 본고장인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에 보컬코치라는 파트(포지션)가 별도로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스포츠에서도 감독님들과 코치님들의 역할이 다르지 않습니까. 말씀을 들어보니 뮤지컬도 비슷한 것 같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 이해가 쉬울 거 같아요(웃음).”

사진제공ㅣ김민정 교수

- 이제 확실히 확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자료를 좀 찾아 봤는데요. 교수님께서는 국내 최초의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Estill Voice Training·EVT) 전문가시죠. ‘에스틸’이 무슨 뜻인가 찾아 봤더니 이 방법을 창안하신 박사님의 이름이시더군요.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이 어떤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은 1988년에 조 에스틸이 이비인후과 의사들하고 협업해서 만든 음성훈련법이에요. 그래서 생리학에 기반하고 있고요. 조 에스틸은 좋은 퍼포머(performer)가 되기 위해서는 보이스 트레이닝에서 세 가지의 요소가 훈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첫 번째가 크래프트(Craft)예요. 기술. 곧 발성기관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거죠. 요리를 예로 들어볼까요?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기 위해서는 깍둑썰기, 다지기, 채썰기와 같은 기본 기술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죠. 두 번째는 아티스트리(Artistry), 예술성입니다. 노래하는 곡이나 대사를 자신의 것, 자기화해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죠. 그 사람의 예술성은 자신의 경력, 인문학적인 소양 등등 여러 가지가 다 담겼을 때 그것을 예술적으로 잘 표현을 하면 좋은 퍼포머라고 할 수 있겠죠.”

“마지막 세 번째는 퍼포먼스 매직(Performance magic)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공연의 감동이라고 할까요? 관객과의 소통입니다. 이 모든 것, 세 가지를 다 갖추었을 때 관객에게 엄청난 감동을 줄 수 있단 말이죠.”

- 그렇다면 EVT는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는 교육법인가요?

“EVT는 이 중 첫 번째. 크래프트를 어떻게 훈련하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우리가 음성을, 소리를 생성할 때 발성 기관을 이용하잖아요. 그 발성 기관을 하나씩 해체해서 이 발성 기관이 소리를 내는 데에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를 이론적으로 학습을 하고, 그 다음에 생리학적으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연습 방법을 제공합니다.”

-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아무래도 그런가요?(웃음). 소리를 처음에 낼 때, 세 가지를 제가 시연을 해 볼게요. ‘아’라는 모음으로요. 숨과 성대가 만나는 방법을 각각 다르게 해서 3가지 시작음을 시연해 보겠습니다.

‘아~(평범하게)’, ‘아~(공기를 섞어서)’, ‘아~(서서히 커졌다가 작아지게)’. 지금 제가 세 가지를 다 다르게 ‘아’라는 모음으로 소리를 냈어요. 소리를 처음에 어떻게 냈느냐가 그 다음에 오는 소리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내가 알고 컨트롤할 수 있으면 노래를 하거나 소리를 내는 사람으로서 이점이 있게 되는 거죠.”

- 두 번째까지는 어떻게든 흉내를 내보겠는데, 세 번째는 너무 어렵네요…

“뭔가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거죠(웃음).”

사진제공ㅣ김민정 교수

- EVT는 어떻게 접하게 되신 건가요.

“저는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한국과 영국에서 짧게나마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했죠. 그런데 배우로 데뷔를 하면 저한테 많이 알려 주는 줄 알았어요(웃음).”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당시에는 뮤지컬학과가 없었기에) 성악과에 진학했거든요. 제 뮤지컬 데뷔작이 명성황후였어요. 배우가 되면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되어보니) 제가 준비가 되어야 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본고장에 가서 좀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 거죠.”

“저를 데뷔시켜 주신 윤호진 연출님께 제 고민을 상담 드렸더니 ‘그럼 영국으로 유학을 가봐라’하셨어요. 그래서 영국에 갔고, 마운트뷰라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EVT를 처음 접하게 된 거죠.”

“제 경우 클래시컬한 넘버, 예를 들어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노래는 비교적 너무 쉬운데 ‘지킬앤하이드’의 루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럼 내가 노래를 못 하나? 꼭 그렇지는 않은데? 지금까지 나름 노래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싶은 거죠.”

“저로서는 굉장히 답답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영국에서 만난 선생님이 EVT를 공부하신 분이셨어요. 선생님과 공부를 하면서 제 소리는 해결이 됐죠. 그러면서 ‘이거 굉장히 신기하다’ 싶었어요. 성악을 10년 넘게 했어도 성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노래했는데, 이렇게 확실히 느낄 수 있게 해주니까 훨씬 빨리 (제 소리를) 찾게 되더라고요. ‘내가 재능이 없는 게 아니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EVT를 국내에도 소개하고 싶다’라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된 겁니다.”

- 여담입니다만, 교수님께서는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게 꿈이셨다고 하셨는데요. 제가 많은 뮤지컬 배우들을 만나봤는데, 성악도가 꿈이어서 성악을 전공하고 나중에 뮤지컬을 하게 되신 분은 많이 봤지만 뮤지컬을 하기 위해 성악과에 들어가신 분은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뮤지컬을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없었거든요. 지금은 저희 학교를 비롯해서 뮤지컬 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많은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우리나라가 뮤지컬 불모지였어요. 아참, 제가 KBS 어린이 합창단 출신인데요 ….”

- 어려서부터 노래에 자질이 있으셨군요.


“그래서 뮤지컬 공연 오리지널 팀이 오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어, 나도 저거 하고 싶어’. 이랬는데 당시엔 배울 곳이 없는 거예요. 어머니께서 ‘같은 노래니까 그럼 성악을 해봐라’ 하셔서 성악을 하게 된 거죠. 그런데 학교 다닐 때 사실 어려움이 많았어요.”

“교수님께서 제 얘기를 어디서 들으셨나 봐요. 하루는 저보고 ‘너 꿈이 뮤지컬 배우라며?’ 하시더라고요. 저희 동기들이 대단했어요. 동아콩쿠르에서 최연소로 대상 받은 사람이 2학년 때 동기예요. 그런 동기들하고 학교를 같이 다녔으니 얼마나 자존감이 떨어지겠어요(웃음).”

“OT 같은 걸 가게 되면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물으시죠. ‘자네의 꿈은 뭔가?’ 그러면 친구들은 ‘저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이었죠. 저는 너무 놀랐거든요. 그때는 그런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었어요. 교수님께서 저보고 ‘너는 꿈이 뮤지컬배우라며? 그러니까 소리가 그 모양이지!’하시더라고요(웃음).”

- 김 교수님께서는 정성화, 박건형, 이건명 등 국내의 유명 뮤지컬배우들에게 보컬코칭을 하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정성화 배우와의 인연이 깊다고 들었는데요.

“제가 정성화 배우님을 처음 뵙게 된 건 2013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초연 때였어요. 당시 장발장 역을 맡으셨거든요. 정성화 배우님이 런던에 오셨더라고요. 거기서 처음 뵙게 된 거죠. ‘보컬코칭을 받으러 왔다’고 하시기에 ‘아, 이제 우리나라도 이 분야가 필요하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이건 제가 처음 말씀드리는 것 같은데요. 이후 제가 한국에 들어돌아왔을 때 정성화 배우님께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는 후배들 중에 내가 좀 돕고 싶은 사람이 있다. 같이 재능기부를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작품 하실 때 지켜보셨다가 ‘이 배우, 이 후배는 내가 돕고 싶다’하시면 제가 그 분께 보컬 트레이닝을 해드리기도 하고. 그렇게 정성화 배우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계세요. 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오빠이시기도 하고요. 배우로서도 너무 훌륭하시고, 선배로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베풀고 사시는구나 싶죠.”

사진제공ㅣ김민정 교수

- 보컬코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꼭 뮤지컬 배우에 한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지 않아도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저의 백그라운드가 뮤지컬이다 보니 뮤지컬 쪽에서 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또 제가 뮤지컬을 엄청 사랑하지 않습니까(웃음)? 그런데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이 뮤지컬에만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EVT를 공부해서 보컬코치가 될 수도 있고 또 음성 치료사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보이스 티처도 계시죠. 제가 저를 보컬코치라고 소개를 하고 있지만 사실 제가 노래하는 분들만 지도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드라마 출연하시는 배우 분들도 대사를 위한 음성 훈련을 위해 저랑 작업하시는 분들이 계시고요. 직업적으로 음성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모두 EVT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고 봐야죠.”

“EVT가 꼭 노래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뮤지컬에만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것. 단지 뮤지컬에 굉장히 적합한 훈련법이라는 것은 사실이죠. 왜냐하면 뮤지컬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야 하잖아요.”

- 그렇군요. 뮤지컬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다루니까요.


“진짜 그게 힘든 거예요. 가수 분들 같은 경우는 그 분을 위해서 작곡가가 곡을 만들어 주잖아요. 가수의 음역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고 또 가수가 잘 할 수 있는, 장점을 보여 줄 수 있도록 작곡을 하죠. 그런데 뮤지컬은 배우를 위해 곡을 만들어 주는 경우는 굉장히 희소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곡을 불러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되죠. 다양한 음질과 캐릭터에 맞는 음색구사. 그리고 장르에 대한 이해와 장르에 맞는 창법. 이런 게 있기 때문에 뮤지컬은 폭이 너무 넓은 거예요.”

“제가 생각할 때 뮤지컬 배우는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 해야 되지만 노래로도 진짜 전천후여야 할 수 있는 … 운동선수라면 정말 최상급의 엘리트여야 하지 않을까요. 뮤지컬을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다양한 기술이 있어야 되니까 이걸(EVT) 공부해 놓으면 좋다고 제가 소개를 드렸는데, 국내에서는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그렇게 소개를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EVT는 뮤지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 많은 가수, 뮤지컬 배우들을 만나 보면 거쳐 가지 않은 분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게 성대결절인데요. EVT가 성대결절에도 도움이 될까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음성 치료사 분들이 EVT를 배워서 치료하실 때 접목해서 하시거든요. 음성은 유한해요. 무한하지 않아요. 그래서 특별히 발성이 나쁘지 않더라도 많이 사용하고 남용하면. 너무 많이 단시간에 써서 피곤해 결절이 생길 수도 있죠.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기초적인, 물 많이 마시고 잠 많이 자고. 이게 너무너무 중요해요.”

“여담이지만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드릴 게요. 제 모교인 한양대 성악과가 배출한, 국내에서 정말 세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배님이 계세요.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모두 주연으로 서시는 분이시죠. 그 선배님이 학교를 방문하셨을 때 후배들이 몰려가서 물어봤거든요. ‘선배님, 저희도 노래를 잘하고 싶어서 새벽기도 다닙니다. 잘 하고 싶습니다’. 그랬더니 선배님께서 이러시더라고요.”

“야! 기도는 평소에 하는 거야. 잠이나 잘 자. 맨날 새벽기도 가서 기도하지 말고. 기도 평소에 하고 잠을 많이 자.”

“웃자고 하신 말씀이지만 정말 그만큼 잠이 중요하거든요.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관리를 잘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운동선수랑 똑같아요. 저는 ‘보컬 애스리트(athlete·운동선수)’라고 할 정도입니다. 운동선수는 폼이 좋아야 된단 말이죠. 그 다음이 남용하지 않는 거. 그런데 폼이 좋기 위해서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코치가 필요한 거죠. 그랬을 때 그 선생님이 생리학적인 지식이 있는가? 근육은 일정한 패턴을 따라 움직이게 돼 있거든요. 그걸 선생님이 이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EVT만으로 다 가르치지 않아요. 다만 제가 그 기반이 있고, 그 기반으로 해서 빠르게 가르쳐 드리는 거죠. EVT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EVT가 아니어도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 목소리 남용을 말씀하시니 딱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웃음). 저희가 속칭 야구장 발성이라고 하죠. 야구장 가서 응원 좀 하고 나면 목이 다 쉬어서 말을 못할 지경이 되거든요.

“제가 야구장을 안 가 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웃음). 소리를 지르고 나면 목이 상한다, 성대가 상한다고 보면 … 일단 기본적으로 수축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거죠. 제가 생각할 때, (야구장 발성의 경우) 사람들이 속되게 얘기하는 ‘돼지 멱따는 소리’, 그런 거 아닐까요?(웃음)”

- 저희는 샤우팅이라고 우기는데, 그게 돼지하고 관련이 있군요(웃음)?

“수축을 하면 장사가 없어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많은 배우들이 결절로 고생을 하고, 저도 결절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EVT를 하면서 없어졌어요. 사실 작은 결절의 경우 노래하시는 분들 중에 없는 분도 있지만, 있어도 노래를 잘 할 수 있어요.”

“이게 얼마나 이제 딱딱하느냐도 중요하고, 얼마나 크냐도 굉장히 중요해요. 좋은 이비인후과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야구장 발성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수축하지 않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EVT가 아주 좋습니다.”

- 어떤 소리가 좋은 소리입니까?


“어려운 질문이네요. 좋은 소리는 취향과 미학에 대한 관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제가 생각할 때 좋은 소리라면 … 오래 전 성악의 벨칸토에서 그랬어요. 어두운 소리와 밝은 소리가 적절히 블렌딩 되고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는 소리. 제 생각에는 건강하게 오랫동안 노래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발성이 아닌가 싶네요.”

“얼마 전에 콘서트를 갔었어요. 저의 어렸을 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타가 등장하셨죠. 제가 너무 마음이 아팠던 점은 목이 너무 상하셔서. 그곳에는 과거의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이 다 함께 있었는데, 너무 안타까워했어요. 그때 또 한번 뼈저리게 느꼈던 건 아무리 날고뛰고 잘 하던 사람도 꾸준한 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힘들구나, 좋은 ‘폼’, ‘테크닉’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그래서 훈련이 필요하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 그 말씀은 지금 젊어서 좋은 소리를 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팬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는 역시 관리를 해야된다라는?

“네. 누구나 훈련은 중요하죠. 그렇습니다.”

- “소리를 예측하라”.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소리를 예측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제가 처음 한 얘기는 아니고요(웃음). 아까 제가 세 가지 시작을 시연해 보였는데요. 저는 제가 이렇게 했을 때, 이게 조절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예전에 배우를 할 때 항상 음이탈이 나던 구간이 있었어요. 저는 그게 지금의 저를 만든 원동력 또는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 노래를 잘 하지 못했어요.”

“제가 잘 할 수 없는 창법의 노래를 할 때에는 자꾸 이탈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두려웠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항상 기도를 했죠. 그런데 그건 확률의 싸움인 거예요. 운이 좋으면 음이 나오고, 나쁘면 음이탈이 나고. 그런데 그렇게 공연을 할 수는 없단 말이죠. 그럼 적어도 내가 그 구간에서 (음이탈을 내지 않으려면) 내 숨의 압력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내 성대 두께는 어느 정도여야 되는지, 내 몸에선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나오는지를 안다면 그렇게 불안하지 않겠죠. 그런데 그때는 진짜 몰랐어요. (EVT를) 공부하고 난 다음에야 ‘아, 내가 이 소리를 내려면 이렇게 할 수 있어야 되는구나’ 하게 된 거죠.”

- 배우들도 무대 올라가기 전에 자신이 없는 부분이 있을 수가 있군요. 게다가 불안감을 안고 무대에 오르는 경우도.

“네. 그렇습니다. 학생이나 지망생들에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는데, 사람은 다 똑같더라고요. 잘 하는 것도 있지만 취약한 부분도 있어요. 단지 그분들은 잘 하는 게 더 많은 거죠. 취약한 부분은 저 같은 코치들이 조금 도와드리면 되는 거고요.”

- 그렇다면 소리를 예측한다는 것은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 소리가 내 입에서 나가기 전에 어떤 소리가 나올지 알고 있다는 거군요?


“그게 EVT의 엄청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꼭 EVT가 아니더라도, 생리학적으로 소리를 내는 데 어떻게 적용이 된다는 걸 안다면 유리한 거죠. 제가 노래하는 사람도 운동선수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몸에서 근육이 느끼고, 근육이 알아야 변화할 수 있어요. 근육이 먼저 알아야 제가 예측을 하죠. 제가 느껴야 해요. 이게 다 근육의 훈련이거든요.”

사진제공ㅣ김민정 교수

- 보컬코치의 직업적인 매력은 어떤 걸까요? 배우와는 또 다른 보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배우 분들하고 작업을 할 때는 제가 못 다 이룬 꿈이 대신 이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연기 잘 하는 분들. 제가 보컬코치를 하기로 결심하게 된 데에는 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직업을 찾았다는 것도 있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어요. 제가 진짜 연기를 못했어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최근 유연석 배우와 작업을 하다가 ‘그때 왜 나는 그렇게 연기를 못했을까요?’했더니 ‘원래 멀리서 보면 잘 보여요’라고 하는데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연기 잘 하는 배우 분들이 무대에서 잘 실현을 할 때 대리만족이 굉장히 크고요. 그 다음에 보람을 느낄 때는 … 과거의 저처럼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 음성질환이 있어서 마음고생하는 분들, 아까 말씀드린 왕년의 스타였던 분처럼 직업적 음성사용자인데 목소리를 잃어서 못하게 된 분들. 그런 분들하고 작업해서 도움을 드렸을 때죠. ‘선생님 덕분에 할 수 있었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 동아뮤지컬콩쿠르 심사위원도 맡고 계시죠.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하셨는데요. 보컬코칭도 나이가 어릴 때 받는 것이 좋은 걸까요? 아니면 신체가 성장하는 중이니 어느 정도 완성된 후에 받는 것이 나을까요?

“동아뮤지컬콩쿠르의 경우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가 있잖아요. 일단 중등부의 경우는 변성기가 있죠. 그럴 때 지도를 잘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제가 대학교에서 입시를 심사하다 보니까 특기로 노래를 하는 학생들도 만날 수 있어요. 선생님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게 학생의 목소리, 음질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학생에게 곡을 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순종적인 경향이 있기도 하고, 그냥 무조건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다가 음성질환, 잘못된 발성법을 갖고 대학에 입학을 하는 거예요. 그럼 그걸 다시 고쳐줘야 하는데
….”

“모차르트가 그랬다고 해요. 피아노 교습을 할 때 한 번도 배워보지 않은 사람과 다른 데서 배우다 온 사람의 경우 후자에게 레슨비를 몇 배 더 받았다는 거죠. 잘못된 버릇을 고치는 게 더 어렵다고. 저도 지도를 해보면 한 번도 노래를 정식으로 배워보지 않은 배우 분들에게 깜짝 놀라곤 합니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시거든요. 요즘 제가 뮤지컬 주연 분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제가 우스갯소리로 ‘신동이시네요’라고 하는 분도 계세요(웃음).”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 에스틸이 ‘모든 사람이 음성을 사용하는 방법을 안다면 아름답게 말하고 노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 꿈은 모든 사람들이 조 에스틸의 말처럼 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길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 김민정 교수와의 인터뷰 영상은 VODA, 네이버TV, 카카오TV, 유튜브 등의 ‘공소남TV’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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