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열고 집수리 요령 가르쳐주고… “아파트 생활문제 ‘같이살림’으로 풀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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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난해 도입해 주민 호평… 올해도 12곳 새로 뽑아 지원키로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카페. 이곳에서는 두 달간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고객을 맞는다. 당초 이곳은 잘 사용되지 않아 ‘골칫덩어리’ 공간이었지만 카페로 활용하면서 부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아파트에 살면서 겪는 다양한 생활 문제를 주민들이 직접 발굴해 해결하고 수익 창출까지 도전하는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가 서울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의 사회적 경제 조직이 ‘같이’ 논의하면서 더 나은 ‘살림’을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 시행 첫해인 지난해 11개 자치구 20개 아파트 단지에서 사업이 진행돼 총 2만4546가구, 약 10만 명의 주민 참여를 이끌어냈다. 주민들이 제기한 생활 문제도 돌봄, 친환경 먹거리와 집밥, 집수리 등 다양하다.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평일 오후 6∼9시에 ‘돌봄교실’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오후 6시에 운영이 종료되는 단지 도서관을 활용해 공간 부담을 덜었고, 보육교사 자격증을 보유한 주민이 직접 돌봄교사를 맡았다.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사회적 기업과 함께 집수리 방법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홀몸노인의 집을 찾아 불편한 곳을 수리해주는 사업을 벌였다.

프로젝트 참여 주민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11월 참여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총 849명)의 81%는 프로젝트가 단지 내 생활 문제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시는 사업 2년 차를 맞아 지난해 참여한 단지 중 주민들의 열의와 사업 지속가능성이 높은 8곳 안팎의 단지를 선정해 사회적 경제 기업 설립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12곳은 신규 단지를 선정해 1년 차 사업을 시작한다. 이 사업은 단지별로 최장 3년간 연차별 추진 단계를 밟는데, 매년 최대 60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단지는 주민대표회의 의결을 거친 뒤 다음 달 6일까지 관할 자치구의 담당 부서로 신청하면 된다. 15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단지에 사는 5명 이상의 주민 모임이면 가능하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공동주택#같이살림#돌봄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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