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때우기? 안그러셔도 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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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간편한 스내킹 메뉴’ 경쟁
점심시간 활용 밀레니얼 세대 겨냥, ‘빠르지만 제대로 된 한끼’ 제공
간편식 매장마다 직장인 북적… 아침용 ‘모닝박스’ 점심에 더 팔려
GS25 프리미엄 도시락도 인기

지난해 2월 스타벅스가 선보인 ‘멕시칸 브리또 밀박스’는 출시 8개월 만에 2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맛과 품질이 보장된
 ‘빠른 한 끼’를 찾는 직장인이 늘면서 SPC, 던킨 등 외식업계는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 제공
지난해 2월 스타벅스가 선보인 ‘멕시칸 브리또 밀박스’는 출시 8개월 만에 2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맛과 품질이 보장된 ‘빠른 한 끼’를 찾는 직장인이 늘면서 SPC, 던킨 등 외식업계는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 제공
“예전엔 직장 동료나 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사교 시간을 가졌는데 요즘은 간단히 먹고 일을 빨리 끝내는 게 더 좋아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간편식 매장 ‘시티델리’에서 점심을 먹던 직장인 이수지 씨(29)는 “점심시간을 아껴 ‘칼퇴근’ 하는 게 목표”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 매장은 샐러드와 샌드위치, 김밥 등 간편 식품이 진열된 냉·온장고와 전자레인지를 갖춘 셀프 코너로 구성돼 식사 메뉴를 다양화한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처럼 보였다. 이 씨는 “메뉴의 선택지가 많아 일주일에 2번 이상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점심시간에 취미나 여가활동을 즐기기 위해 맛과 품질이 보장된 ‘빠른 한 끼’를 찾는 직장인이 늘면서 외식업계도 변하고 있다. 간편한 식사를 즐기려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관련 브랜드를 새로 선보이거나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식이다.

SPC삼립이 운영하는 시티델리는 음식점과 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스내킹(가볍게 식사하기) 매장으로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아보카도·연어 샌드위치, 대만식 비빔 탄탄면, 사천식 마파두부 가지덮밥 등 50여 개 식사용 메뉴와 컵라면, 아이스크림, 음료 등 디저트를 판매한다. SPC 관계자는 “문을 연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근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도넛 전문 브랜드인 던킨도너츠는 최근 커피 및 샌드위치 종류를 강화한 ‘뉴던킨’으로 모든 매장의 상호를 변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호점인 덕수궁점은 ‘덕수궁 스크램블무슈’ ‘돌담길 콰트로치즈무슈’ 등 차별화된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던킨 관계자는 “커피와 스내킹 메뉴를 올해 안에 절반 가까이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간편한 식사대용 메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등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2월 선보인 식사대용 푸드 ‘모닝박스’는 출시한 지 8개월 만에 200만 개가 팔렸다. 이디야커피 역시 지난해 베이커리 제품 판매량이 약 1000만 개로 2015년(약 500만 개)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스타벅스 측은 “아침식사용으로 기획된 모닝박스는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1시) 판매 비중이 전체의 30%로 아침시간대(오전 7∼9시) 판매 비중(26%)보다 더 높았다”며 “주택·생활상권보다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상권에서 주로 판매된다”고 말했다.

‘가성비’만 따지던 편의점 도시락도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높아졌다. GS25가 오피스 및 공단 지역 상권 내 152개 점포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문 도시락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정성가득12찬도시락’ 등 4500∼6000원대 프리미엄 도시락이 매출 상위 1∼5위를 차지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이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점이 크게 늘어나는 등 간단하고 건강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달라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외식 상품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스내킹 메뉴#모닝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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