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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증’위한 병원인데… 외상센터 환자 절반이 ‘경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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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증’위한 병원인데… 외상센터 환자 절반이 ‘경증’

위은지 기자 , 전주영 기자 , 이미지 기자 입력 2020-01-17 03:00수정 2020-01-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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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전국 13곳 권역외상센터 경증환자가 전체 46.7% 달해
정확한 상태 판명 안된채 이송돼도 일단 들어오면 내보내기 어려워
병실 부족에 정작 중증환자 못받아… ‘이국종-병원 갈등’ 원인으로 꼽혀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병원 고위층 사이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병상 배정 문제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병원 내부 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이 센터장과 병원 고위층이 심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아주대 의대 교수회는 유희석 의료원장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6일 본보가 입수한 아주대병원 회의 녹취록에는 외상센터 환자의 병상 점유 문제가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담겨 있다. 한 병원 고위층 인사가 “외상센터 병상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지적하자, 이 센터장은 “자꾸 우리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타격이 생긴다고 (하면서) 죄책감을 주지 말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회의에서는 닥터헬기 소음과 이에 따른 민원 때문에 환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내용도 거론됐다.

의료계에서는 양측의 해묵은 갈등이 병상 배정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의견이 많다. 사실 병상 부족은 다른 권역외상센터에서도 겪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병상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증 대신 경증 환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꼽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13개 권역외상센터에 입원한 환자 3만3275명 중 46.7%(1만5543명)가 경증 외상 환자였다. 국제 외상 평가기준인 손상중증점수(ISS)에 따라 흉부, 복부 등 6개 신체부위별 손상 정도를 합산해 75점 만점에 9점 미만이면 경증, 15점 초과면 중증으로 분류한다.



경증 외상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목포한국병원 외상센터였다. 이곳은 전체 환자 2588명 중 65%(1682명)가 경증 외상 환자였다. 안동병원(58%), 의정부성모병원(54%), 가천대길병원(51%) 등도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경증이었다. 배금석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이송된 환자 중에 경증으로 판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막상 경증 환자가 와도 다른 곳으로 보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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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인천 가천대길병원 외상센터 내 중증 외상 환자 비율은 17%. 또 인천에서 발생한 중증 외상 환자가 권역 내 외상센터에서 치료받는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인천에서 중증 외상을 입은 환자의 88%가 인천 내 일반 병원이나 다른 지역 외상센터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응급 환자의 상태를 판단해 가장 적합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는 응급 환자 분류 시스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아주대 의대 교수회는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후배 교수에게 폭언을 해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유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유 의료원장은 현재 베트남 출장 중이며 2월 말 임기가 끝난다.

위은지 wizi@donga.com·전주영·이미지 기자


#병원 병상#외상센터#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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