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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국 인권침해’ 청원 보낸 靑, 인권위까지 거수기 만들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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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국 인권침해’ 청원 보낸 靑, 인권위까지 거수기 만들려 하나

동아일보입력 2020-01-17 00:00수정 2020-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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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입법, 행정, 사법 3부(府)에서 독립적인 국가인권위원회에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를 조사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후폭풍이 거세다. 15개 인권단체는 그제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청원 공문 발송 자체만으로도 인권위 독립성이 침해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막상 인권위는 어제 청와대에 대한 문제 제기 없이 국민청원 문서 수·발신 기록과 참고규정만 담긴 1장짜리 입장문만 내놓아 솜방망이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그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청원에 대해선 처리 결과를 답변했지만 입법 사항이나 법원의 판결, 언론 문제 등과 관련해선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답변을 피해왔다. 인권위는 청와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엄연한 독립기구이고, 그동안 관례에 비춰 봐도 청와대는 조 전 장관 관련 청원을 인권위에 넘기지 않아야 했다.

청와대는 인권위에 공문을 보내는 편법을 썼다. 7일 1차로 국민청원 내용을 첨부한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고 이틀 뒤엔 국민청원을 ‘이첩’한다는 내용을 보강해서 송부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인권위에 이런 공문을 보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압력으로 비칠 소지가 컸다. 더욱이 2차 공문에 적시된 ‘이첩’은 상급기관이 하부 행정기관에 조사를 지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청와대가 뒤늦게 2차 공문은 착오였다고 해명했지만 인권위를 하부기관 다루듯이 조사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애정이 인권위 논란의 배경이 됐을 수 있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일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공개소환 폐지와 피의사실 공표 금지 등 새로운 공보준칙의 수혜자였다. 청와대의 이번 조치가 친문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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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할 말을 하는 인권위’를 당부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사실상 입을 닫고 오히려 “국민청원 관련 진정이 제출되면 처리하겠다”며 제3자의 조 전 장관 관련 진정이 올 경우 조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인권위가 더 이상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청와대도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꼼수를 접어야 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조국#조국 사퇴#청원#청와대 청원#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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