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앞둔 ‘테니스 샛별’ 백다연…“처음이니까 일단 4강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6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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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니까 일단 4강 가보겠습니다”

20일 개막하는 호주오픈 주니어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여자 테니스 샛별 백다연(18·중앙여고 2학년)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백다연은 “꿈은 크게 가져야 하지 않겠나. 첫 그랜드슬램 대회니까 우승까지는 좀 그렇고 4강 진출을 목표로 삼겠다”라며 웃었다.

백다연은 국내 테니스 스타들의 요람으로 불리는 장호배 주니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유망주다. 장호배는 정현(24·2014년 우승), 권순우(23·2015년 우승) 등 굵직한 스타들을 배출한 대회다. 백다연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고교 언니들을 꺾고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3년을 내리 우승컵을 차지했다. 장호배 여자부 3연패는 홍다정(2001~2003년)이후 16년 만이다. 지난해 9월 첫 성인대회였던 국제테니스연맹(ITF) 영월국제여자테니스투어 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제대회 성과를 낸 백다연은 지난해 초 100위권 밖이었던 주니어 세계랭킹을 31위까지 끌어올렸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탁구를 시작했던 백다연은 남다른 운동 신경을 보이며 탁구 선수로 진로를 정했다. 2학년 때 다니던 학교의 탁구부가 없어지면서 경기 용인에서 부천으로 유학(?)을 가게 된 그는 어린 나이에 기숙사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생활이 힘겨워 1년이 채 되지 않아 탁구를 그만뒀다. 집 근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종목을 찾다 용인 신갈초등학교로 전학해 테니스부에 들어갔다. 백다연은 역동적이고 운동량이 많은 테니스에 금세 매료됐다. 그는 “탁구랑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재밌었다. 더 많이 뛰어야 하고 스윙도 커서 훨씬 역동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다연은 키는 167cm로 크지 않지만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을 앞세운 강력한 수비가 장점이다. 이름처럼 ‘백번 다 연결구’로 경기를 끝낼 정도다. 그는 그랜드슬램 대회를 앞두고 최근 강원 양구 전지훈련에서 마지막 점검을 진행했다. 최준철 중앙여고 테니스 감독은 “체구가 좋은 유럽 선수들과 부딪혀보면 공격력의 필요성을 본인이 느낄 것이다. 기본기인 수비는 갖췄으니 앞으로는 네트플레이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다연은 “수비는 자신 있다. 성인 선수들과 맞붙어보면 힘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주니어 때처럼 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으니 공격력을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월드스타를 꿈꾸는 백다연은 든든한 날개까지 달았다. NH농협은행은 16일 테니스 꿈나무 후원금 전달식을 열고 백다연에게 1년간 국제 투어 비용으로 3000만 원을 전달했다. 휠라는 의류 등 용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테니스와 정구, 배드민턴, 3대3 농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역동적인 스포츠와 함께하며 젊은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백다연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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