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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추미애 검찰 고위직 인사는 위법, 횡포, 수사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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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추미애 검찰 고위직 인사는 위법, 횡포, 수사 방해”

조규희 객원기자 , 김우정 기자 입력 2020-01-16 15:07수정 2020-01-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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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가 묻다]前법무장관·검찰총장·고검장급 이상 원로 9人 인터뷰

1월 8일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 핵심 측근 대부분을 지방으로 보내는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 및 검찰 요직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간부들이 배치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와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한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각각 부산고검 차장, 제주지검장으로 전보됐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를 지휘하던 이들이 지방으로 전보된 것이다.

1월 3일 추미애 장관이 취임한 후 닷새 만에 단행한 검사장급 32명의 검찰 인사를 두고 문재인 정권과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노무현 정부 때 문 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지냈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이었다. 지난해 7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한 후 6개월 만에 대대적인 인사를 한 것도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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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의 검사 인사 시 검찰총장 의견을 들으라고 규정한 검찰청법이 지켜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검찰인사위원회 회의 시작 30분 전 윤 총장 면담을 통보했고, 검찰은 요식 절차에 그칠 수 있다면서 응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제가 법을 위반한 게 아니라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는데도 윤 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며 윤 총장을 비판했다. 추 장관이 항명 논란과 관련해 윤 총장을 징계할지를 놓고도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아’는 2000년 이후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지낸 이들에게 이번 검찰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2000년 이후 역대 법무부 장관은 17명, 검찰총장은 14명이다. 심재륜 전 고검장, 김경수 전 고검장을 비롯해 법조계 원로 4명을 상대로도 취재했다.

법무부 장관 4명과 검찰총장 3명이 가감 없이 의견을 제시했다. 전화와 서면을 통한 수차례 취재 요청에도 답하지 않은 법무부 장관은 13명, 검찰총장은 11명이다. 정치적 현안이라거나 민감한 사안이라며 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고검장급 이상 원로 4명 중에는 2명이 답했다.

김승규 前법무장관

“더 이상 수사하지 말라는 소리”
“정치만 하던 사람이 뭘 알아, 오자마자 인사하나”
“秋 장관이 법 절차 어겼다”

김승규 前법무장관 [김경제 동아일보 기자]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노무현 정부)은 “국회에서 정치만 하던 사람이 뭘 알고 오자마자 인사를 단행하느냐”면서 “이번 인사는 절차, 결과 모두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장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어떻게 봤습니까.

“엉망입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 과정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드시 듣게 돼 있습니다. 내가 장관이었을 때도 그렇게 했어요.”

-검찰청법에 검찰총장 의견을 들으라고 명시한 이유는 뭔가요.

“검찰총장이라야 누가 수사를 잘하고 못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총장이 검찰을 지휘·통솔하려면 인사를 통해 부하를 통제해야 합니다. 조직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인사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래야 수사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은 후 법무부 장관이 배치를 해온 이유입니다. 관례적으로도 그렇게 해왔지만 법적 명문화 필요성이 있어 관련 조항이 만들어졌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8월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 중간 간부 및 평검사 229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검사를 순환 배치하는 이른바 ‘경향 교류 인사’가 골자였다. 강 장관은 관례를 깨고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과 사전에 인사를 논의하지 않았다. 검찰총장의 인사 개입이 법적 근거가 없는 관행에 불과하다는 논리였다. 송 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장관과 총장 간 인사 합의를 법률로 명문화하자고 나섰고, 이듬해 1월 10일 국회에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라는 구절이 추가된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수사 종료 후 인사하는 게 통례

-추 장관이 법을 어긴 것으로 봐야 합니까.

“법 절차를 어겼습니다. 그동안 장관과 총장이 만나 의견을 교환한 이유가 다 있습니다. 앞서 말한 총장의 지휘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장관이 인사를 고려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통상 장관이 인사를 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인사 대상자 파악입니다. 누가 어디에 가고, 누가 적임자인지 판단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추 장관은 오자마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국회에서 정치만 하던 분이 어떻게 검사를 알고 인사를 하겠습니까. 적어도 6개월에서 7개월은 알아보고 검찰 간부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모자랄 판에 오자마자 인사를 단행하다니요. 추 장관이 인사를 어떻게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추 장관이 취임 후 닷새 만에 검사장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한 것은 사전에 마련된 인사안에 결재만 하는 모양새로 비쳤다.

-인사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까.

“수사를 진행 중인 경우에는 통상 수사 종료 후 인사를 했습니다. 수사를 해오던 사람이 수사를 잘하는 것이지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교체하면 새로운 사람이 와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수사가 잘되겠습니까. 수사 효율을 위해서도 그렇고 관계된 사람의 인권을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와서 수사하면 다시 검찰에 가서 진술이나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전 관례는 수사 종료 후 인사를 진행한 것입니다. 이것이 국민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겠습니까.”

靑 목적이 뭔가? 국민 의심 살 수밖에

-‘좌천성 인사’ ‘총장 손발 자르기’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수사를 총괄 지휘해온 사람이 계속 수사해야지요. 총괄하던 사람을 지방으로 보내거나 더 나쁜 곳으로 보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은 수사를 더는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 형사법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비정상적 인사를 했으니 국민들로부터 의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사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의심을 충분히 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윤 총장이 장관의 의견 청취 요청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추 장관이 ‘징계’를 고려한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윤 총장이 왜 가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추 장관이 협의한다고 하는데 인사 자료도 주지 않고 오라고 했으니 사실상 윤 총장이 가도 할 말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검찰이 수사를 잘하고 있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인사입니다. 잘하는 팀을 못하도록 흩어버리는 것은 인사가 아닙니다. 헌법기관인 검찰이 국민을 위해 운영돼야 하며 인사도 그런 부분을 고려해 진행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A 前법무장관

“검찰 수사를 사실상 방해한 것”
“대통령 친인척 수사해도 이런 일 없었다”
“총장 의견 들을 생각 없었던 것”


보수 정부에서 일한 A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끝까지 권력을 향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추 장관의 결정으로 윤 총장의 수사 지휘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검찰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A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에도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가 현재의 권력을 향하자 인사로 사실상 ‘수사 방해’를 하는 현 상황을 비판했다.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이 이번 인사를 단행한 이유가 뭐라고 봅니까.

“검찰이 정권을 거스르는 수사를 3건이나 하고 있지 않습니까. 청와대도 그렇고 장관도 그렇고 그것이 못마땅해서 이 같은 문제(검찰 인사)가 생겼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현재 검찰 수사가 불법이 아니지 않습니까. 검찰로서는 정정당당하게 많은 의혹을 파헤치며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인데 이럴 때 오히려 정권은 자기가 비록 한 일이 있어도 나서지 않는 것이 도리입니다. 예전에도 대통령의 형, 아들 등 친인척을 수사해도 대통령이 나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이 말을 더 아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청와대도 그렇고 총리와 장관이 나서서 ‘왜 이런 짓을 하느냐’는 뉘앙스로 검찰 수사를 사실상 방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도리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尹, 직무대리권 사용도 여의치 않아”

-‘검찰개혁’이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정권 편에 있는 것도 거리낌 없이,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어떻습니다. 정권이 나서서 수사를 반대하는 모양새입니다. 오히려 정권 차원에서 ‘이런 잘못이 있었구나’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이 진정성을 느끼고 신뢰하지 않겠습니까. ‘권력의 시녀’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검찰을 개혁하자는 게 문 대통령이었는데 지금 검찰이 권력을 향한 수사를 하니 수사 책임자를 지방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저는 솔직히 문재인 정부가 어떤 검찰개혁을 하자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사 책임자가 바뀐 상황에서 윤 총장이 원활하게 지휘할 수 있을까요.

“진행하던 수사는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총장 권한에 ‘직무대리권’이라고 있는데 수사하던 인력이 불가피하게 인사 대상자에 포함되면 인사조치 이후에 ‘직무대리’라고 해서 다시 불러 수사를 마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총장의 엄연한 권한이지만 지금은 윤 총장이 그런 방법을 사용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보입니다. 추 장관의 1호 지시도 결국 윤 총장의 권한 행사 등에 제한을 두겠다는 소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건된 사건은 어떻게든 끝마쳐야 합니다. 그냥 흐지부지 놔둔다면 검찰에 대한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재임 중인 1월 9일 추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간부) 인사 과정에서 검찰청법이 정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견 청취 요청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거부한 것은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며 “이번 일에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추 장관은 조두현 정책보좌관에게 ‘지휘감독권한의 적절한 행사를 위해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추 장관 취임 후 내린 특별지시 1호는 ‘총장 지시의 별도의 수사팀을 꾸릴 때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설치하라’는 내용이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의견 제시 요청을 거부한 것도 잘못 아닙니까.

“검찰총장은 장관급입니다. 검찰이 법무부 산하 기관이지만 총장은 2000명 검사의 총수입니다. 그렇기에 법무부는 검찰총장을 일반 산하 기관처럼 다루지 않았고 오라 가라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70년 유지된 장관-총장 인사 관례 무시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월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단행을 앞두고 이날 오후 윤석열(아래 사진) 검찰총장과 비공개 면담을 할 예정이었다. [뉴스1]

-장관 재임 시절에는 어땠습니까.

“검찰총장이 법무부에 오는 경우는 딱 3번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가 장관 취임식인데 이때도 취임식에 참석하는 게 아니라 식전에 먼저 와 장관실에서 인사하고 돌아갑니다. 두 번째가 신년식이고 마지막이 장관 퇴임식입니다. 차관 이하 전 직원이 도열해 장관을 바라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총장을 예외로 두는 것은 장관과 총장을 거의 대등한 관계로 보고 예우해 주는 차원입니다.”

-장관과 총장이 어떻게 인사를 논의합니까.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는 내용이 담긴 검찰청법이 2004년 만들어졌는데, 이전부터 그렇게 해왔습니다. 검찰이 생긴 이래로 70년간 지켜온 관례입니다. 인사철이면 법무부에서 만든 인사안을 밀봉해 검찰국장 등이 총장에게 전달해 검토할 시간을 줍니다. 이후 장관실로 총장을 오라 가라 하는 게 아니라 호텔 회의실이나 안가에서 만나 조정합니다. 한 번에 조율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고 몇 차례 만나 옥신각신합니다. 장관과 총장이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암묵적 약속이 있었습니다.”

“임명되자마자 인사권 행사한 것도 문제”

-검찰총장을 ‘패싱’한 인사는 아주 이례적인 거군요.

“추 장관이 어떻게 했습니까. 검찰청법에 의견을 들으라고 돼 있으니 인사 집행을 미루더라도 의견을 들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한 번 불렀는데 안 온다고 치워버리고 가는 것은 장관과 총장 상호 관계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2004년 개정된 검찰청법 제34조(검사의 임명 및 보직 등)는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명시돼 있다.

-추 장관의 인사권 행사 절차가 위법했다고 봅니까.

“아무리 인사가 촉박하더라도 오라고 했는데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냥 결재했다는 것은 총장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없거나 들어도 형식적으로 거치는 단계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더욱이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며칠 만에 인사권을 행사한 것도 문제입니다. (청와대에서) 인사안을 미리 들고 왔더라도 형식적으로 검찰 인사를 파악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울러 제 경험에 비춰보면 인사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취임 한두 달 만에 진행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준비도 안 된 장관이 지금 당장 인사권을 행사할 중대한 이유가 이번 인사에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추 장관이 검찰을 잘 몰라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급한 일이 아니면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워놓아도 각 지청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협력·보완 관계가 무너지는 모습입니다.

“법무부와 검찰이 하나의 기관인데 장관과 총장이 마치 적대하는 모양새로 비쳐 안타깝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은 적대관계가 될 수 없는 집단입니다. 이렇게 드러내놓고 서로 무시하고 싸우는 모양새를 보이는 부처와 산하 기관을 본 적이 있습니까. 국민 화합과 검찰개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B 前법무장관

“너무나도 명백한 수사 방해”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


보수 정부에서 일한 B 전 법무부 장관은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고 했다. B 전 장관은 “너무나 명백한 수사 방해다. 정상적 인사라고도 할 수 없다”며 “장관의 인사가 논쟁이 되는 건 우스운 일이며 이런 인사는 검찰개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C 前법무장관

“이야기하면 입만 아프다”


진보 정부에서 일한 C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의 입이 필요 없이 다 아는 이야기”라며 “이야기하면 입만 아프다”고 평가했다.

전직 검찰총장 3명도 한목소리로 “시기와 절차, 내용 모두 문제”라고 했다. 1월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동우회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전직 고위 검찰 인사는 현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다들 생각이 똑같았다. 말이 필요 없다. (이번 인사는) 진실게임이 아니라 법 위반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행사에는 윤 총장도 참석했다. 이들이 지적한 공통된 문제는 이번 인사가 관례뿐 아니라 검찰청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청법 개정에 깊숙이 관여한 한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는 “법 조항의 취지는 분명 장관·총장이 인사에 대해 긴밀히 의사를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D 前검찰총장

“직권남용 가능성, 수사 방해 의심”
“李·朴 구속 칼날이 청와대 향하자 밀어내”
“尹 총장 나가라는 사인일 수도”


진보 정부에서 일한 D 전 검찰총장은 “애초에 ‘윤석열 사단’이란 말 자체가 지나친 표현”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검찰 수뇌부도 문재인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인사로 구성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D 전 총장은 “그 사람들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문 정부 토대를 마련했는데 이제 그 칼날이 자신들(청와대)을 향하자 밀어낸 격”이라고 했다.

-이번 인사가 위법했다고 봅니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법 취지대로 총장 의사를 묻지 않았으니 위법의 소지가 있습니다. 최근 판례 흐름을 보면 추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이른바 ‘적폐청산’ 과정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거의 모든 공직자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기존에는 해당 혐의를 실제 적용해 징역형까지 내려진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적폐청산 과정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광범위하게 인정됐습니다. 이렇게 보면 추 장관도 직권남용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수사 방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청와대 의중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의심할 여지는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회적 이목을 끌거나 중요한 사건을 진행하는 수사진은 인사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번에는 한 사람도 아니고 전체 수사 포스트를 바꿨습니다. 전시에 장수를 바꾸면 되겠습니까.”

-통상 인사안은 누가 만듭니까.

“검찰 인사 주무 부서는 법무부 검찰국입니다. 검사들에 대한 상세한 인사자료가 모두 검찰국에 있습니다. 검찰국에서 인사 초안을 만들면 그것에 기초해 장관과 총장이 의논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대검에는 인사 자료가 없습니다. 총장이 관련 자료를 다 알거나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윤 총장의 정상적 직무 수행이 가능할까요.

“지극히 어렵습니다. 총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은 외풍으로부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외풍이란 여론이나 개인적 유혹, 청와대의 외압 등 법에 어긋나는 모든 것을 가리킵니다. 수사를 여기서 꺾으면 총장이 아닙니다.”

-그만두라는 청와대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을까요.

“총장더러 나가라는 사인일 수도 있습니다. 사표 내지 말고 임기를 채워야 합니다.”

E 前검찰총장

“수사 방해라는 말 듣기 충분”
“검찰청법 34조는 검찰 중립 위한 이중삼중 장치”


보수 정부에서 일한 E 전 검찰총장은 이번 인사를 두고 “내용보다 절차가 문제”라고 했다.

“무엇이 죄인지 규정하는 형법보다 그 처리 절차를 담은 형사소송법이 더 복잡하고 두툼합니다. 이렇듯 내용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새로 임명된 검사장들이 정의감·사명감을 갖췄다고 믿지만 인사 내용을 떠나 절차가 잘못됐으니 좋게 보기 어려운 인사예요.”

-논란이 되는 검찰청법 제34조의 취지는 무엇입니까.

“검찰 인사를 대통령이 하되 권한을 제한하고자 장관이 제청케 한 것입니다. 동시에 총장 의견을 듣게끔 해 장관의 권한도 견제했고요. 검찰 중립성을 위해 마련한 이중 삼중의 장치입니다. 장관이 검사의 수사를 직접 지휘하지 못하게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규정입니다. 현실적으로 검사장 40~50명의 능력을 장관이 어찌 다 압니까.”

-인사위원회 참석 문제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 설명이 다릅니다.

“두 사람 간 오간 얘길 누가 알겠습니까. 통상적으로 검찰 인사의 시작은 이번에 인사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장관이든 총장이든 인사를 하자고 나선 쪽이 당위성을 상대에게 납득시켜야 합니다. 인사를 한다면 시기 조율도 필요하고요. 이런 과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논의하기를 요구한 것 등과 관련해 ‘항명’이라는 낱말을 썼습니다.

“과거에는 왜 장관과 총장이 인사 협의를 장관실에서 하지 않았을까요. 왜 그랬냐면 최종 지휘는 장관이 하나 수사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총장의 위상을 장관급으로 격상했기 때문입니다. 법률상으로는 검찰청이 법무부 외청 중 하나지만 이런 특수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절차를 떠나 상호 존중이 필수예요. 인사위원회 30분 전 총장에게 의견을 제시하라고 했다는데 그것은 존중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E 전 총장은 “강금실 장관 때도 송광수 총장과 대립이 있었으나 궁극적으로 양자가 협의했다”면서 “추 장관 부임 직후 이뤄진 이런 형태의 인사는 수사 방해라는 말을 듣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F 前검찰총장

“독재정권 때도 이러지 않았다”
“기업도 이렇게 인사하면 난리 나”
“인사위 개최는 쇼, 나 같아도 안 가”


보수 정부에서 일한 F 전 검찰총장은 “과거에도 TK(대구·경북) 정권이 들어서면 TK 출신이 약진하는 등 검찰 인사에 문제가 있었으나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사 편향은 과거 정부에서도 지적된 일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적어도 사건 수사 와중에 이런 대대적 인사는 피했습니다. 독재정권 때도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검찰 인사는 사건 수사를 얼마나 잘했는지 반영하는 겁니다. 개인 선호도에 따라 사람을 써서는 안 됩니다. 심지어 인사에 총장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도리어 측근들을 모두 좌천시켰습니다. 기업에서도 이런 인사가 나면 난리가 날 겁니다. 심지어 한 나라의 검찰 인사인데….”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인사위에 불참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문제는 방식이 아니라 장관과 총장 간 신뢰관계입니다. 장관이 총장의 의견을 듣는 방법과 장소 등은 장관과 총장의 관계에 따라 그때그때 다릅니다. 장관이 총장실로 오기는 그렇고, 총장이 장관실로 갈 수는 있습니다. 제3의 장소도 가능하고요. 서로 신뢰한다면 문서나 전화상으로도 논의가 가능합니다. 이번 인사는 총장의 의사가 0% 반영됐습니다. 오히려 총장의 의사에 반대되는 인사를 한 것이죠. 인사위 30분 전 오라는 것은 총장이 볼 때 자기 뜻을 반영할 생각이 전혀 없이 쇼만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요. 나 같아도 안 갑니다. 자기편을 위한 쇼 아닙니까.”

심재륜 前고검장

“현 정권 논리 적용하면 직권남용”
“軍에서도 항명 아닌 사안…인사권자 횡포”
“수사 대상인 靑이 장관 이름 빌려 인사한 것”


심재륜 前고검장 [박경모 동아일보 기자]


현역 검사 시절 성역 없는 수사의 표본을 보여준 전직 검사장들은 윤 총장을 향해 ‘이미 사표를 냈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수사에 임하라고 충고했다.

“나도 대통령 아들(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 씨)을 구속했습니다. 그때라고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가 쉬웠겠습니까. 그래도 국민의 지지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국민이 양분돼 갈등하는 지금은 더 쉽지 않습니다.”

심 전 고검장은 긴 한숨 끝에 이렇게 말했다. 심 전 고검장은 ‘특수부의 전설’로 불린다. 1997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보그룹 비리에 연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를 구속했다. 그는 “최근 인사와 관련해 인터뷰를 모두 거절했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인사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인사권자의 횡포예요. 달리 말할 게 없습니다. 시기와 절차 모두 잘못됐습니다. 애초에 수사 대상인 청와대가 현시점에 인사하는 것이 맞습니까. 법무장관 본인이 한 인사라고 할 수도 없어요. 취임한 지 얼마나 됐습니까. 장관 이름을 빌려서 청와대가 한 게 아닙니까. 누가 봐도 윤 총장을 고립시켜 수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것이 자명합니다. 그래놓고는 균형 인사라니요.”

“명을 거역했다?”

-위법한 인사였다고 봅니까.

“현 정권이 들어선 후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해 하나같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직권남용에 해당합니다. 도덕적으로는 어찌 됐든 비난의 대상이고요. 인사의 목적과 저의가 뻔합니다. 그 밖의 절차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할 정도고요.”

-추 장관은 윤 총장이 ‘항명’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점잖게 말하자면 인사 절차의 요식행위를 갖추려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명을 거역했다? 표현도 이상합니다. 피해자도 조사를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 회의에 참석 안 한 것을 두고 명을 거부했다? 군인도 이럴 경우에는 항명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윤 총장이 거취를 결정해야 합니까.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충심으로 주변의 간신배 제거를 도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권력의 치부가 드러나니 오히려 윤 총장을 적으로 돌린 것 아닙니까. 윤 총장이 살 방법은 하나예요. 자기가 말한 대로 법과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물론 수족이 다 잘렸으니 쉽지 않을 겁니다. 일각에서는 수사란 평검사가 하는 것이니 수사에 영향이 없다지만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이순신 장군을 쫓아낸 후 군졸이 잘 싸우니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격입니다. 이미 사표를 냈다는 심정으로 수사해야 합니다. 영광스럽게 끝맺을 장소를 찾는 수밖에 없어요.”

김경수 前고검장

“수사 방해 의도 의심”
“추 장관 임명 자체가 잘못”
“병든 검찰 저항도 못 해”


김경수 前고검장 [뉴스1]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검사 시절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관련 비리와 한보그룹 특혜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았다. 2013년 폐지된 대검 중앙수사부의 마지막 부장이다. 2018년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동명이인(同名異人)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변호를 맡아 화제가 됐다. 불편부당한 인물이란 평이 검찰 안팎에 많다.

-이번 인사의 의도를 어떻게 봅니까.

“시기와 내용, 방향에서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의심됩니다. 애초에 이번 인사를 한 추 장관의 임명 자체도 부적절했습니다. 법무부는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기관이에요. 검찰수사의 정치 중립과 수사 독립 보호는 필수적입니다. 검찰 외 법무행정도 공정과 균형의 가치가 중시됩니다. 그런 점에서 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을 장관에 임명한 것 자체가 적절한 인사였는지 의문이 듭니다.”

검찰총장과 협의 없이 검사장급 간부들을 물갈이했는데도 검찰 내부에서 반론이 거세게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 김 전 고검장은 “그만큼 검찰 조직이 상처 입고 병들었다는 방증”이라며 “이런 상황에는 윤 총장의 과(過)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들어서면서 수사권 상당 부분을 제한받게 됐습니다. 검찰-경찰 간 수사권 조정이라는 도전에도 직면했습니다. 여기에 이번 인사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방해받았는데도 검찰 조직은 잠자코 있습니다. 검찰의 상처가 그만큼 깊고 곪아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입니다.”

-윤 총장의 잘못은 무엇입니까.

“적폐청산 수사의 경우 윤 총장은 지금까지 검찰에서 배운 바대로 원칙에 따라 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사 문제의 근원을 따지면 윤 총장의 과도 있습니다. 윤 총장은 자기와 가까운 사람만 지나치게 발탁했어요. 편파적 인사였죠. 총장 자신이 공평무사한 인사를 했다면 이렇게 무기력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물론 인사 논란이 하루이틀 문제는 아닙니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때는 TK(대구·경북)가 인사를 주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복한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 정권은 호남 출신을 우대하는 식입니다.”

“사적 감정으로 검찰 보는 것 아닌가”

김 전 고검장은 검찰총장 인사를 두고도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총장을 곧바로 검찰총장으로 보낸 것도 잘못된 인사였다”고 평했다. 당시에는 청와대와 윤 총장의 사이가 좋았기에 여권의 유불리에 따라 인사가 이뤄졌다는 것.

-일부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한 ‘대수술’로 보기도 합니다.

“물론 검찰개혁에 많은 국민이 동의합니다. 검찰의 힘을 빼겠다는 취지에는 수긍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오히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굳이 검찰을 비판하는 것은 검찰개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수사 때부터 검찰개혁 이슈가 다시 불거진 것은 이상합니다. 현 정권의 가장 큰 잘못은 대통령이 검찰 조직 내 반목과 갈등을 부추긴다는 거예요. 문 대통령이 검찰을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 원흉’이라고 규정해 감정적으로 보는 게 아닌지 의심됩니다. 사적 감정이 많이 깔린 느낌이에요.”

조규희 객원기자 playingjo@donga.com·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2020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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