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샌프란시스코서도 北설득…“美, 北체제 위협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4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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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3일(현지 시간) “미국은 북한의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협상 복귀라는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14일 열릴 예정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할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커먼웰스클럽에서 열린 실리콘밸리 리더십그룹 연설 및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사이버 위협 대응과 향후 북-미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북한의 무기 시스템이 ‘실제 위협(real risk)’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이 결정은 전 세계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옳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북한에 최선이라는 것을 확신시키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는 2보 전진하면 2보 후퇴하며 느리게 진행돼 왔다”고 평가하면서도 “(비핵화 로드맵의) 순서(sequencing)를 바로 맞추고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방어용으로써의 핵무기를 버리도록 확신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대화’는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비핵화 협상과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생일축하 메시지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의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며 사실상 협상을 거부했음에도 이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고 있는 것.

그는 특히 “미국은 북한의 체제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핵무기 없이도 더 밝고 안전한 입지에 설 수 있다는 점을 확신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당장 대북제재를 완화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요구해온 체제보장을 앞세워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할 뜻이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 것.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북한을 달래려는 듯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이지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예정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의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최근 잇따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거론하며 “다음 달에 이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 한국, 일본의 카운터파트들과 의논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국과 일본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핵심 파트너라며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미국이나 (실리콘밸리 등) 서부지역이 아닌 그들에게 위협”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더 관여시키는 방안, 한일 관계 개선, 무역 이슈 등 한일 양국과 관련된 다른 이슈들도 함께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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