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리더 인터뷰]“미래먹거리 산업에 집중…새로운 100년의 농업기술원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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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연 경남농업기술원장

경남농업기술원 첫 여성 원장인 최달연 박사는 “재임하는 동안 기술원 이전 사업의 토대를 다지고 기구의 보강, 연구관 확충, 지도직 공무원 충원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농업기술원 첫 여성 원장인 최달연 박사는 “재임하는 동안 기술원 이전 사업의 토대를 다지고 기구의 보강, 연구관 확충, 지도직 공무원 충원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112년 만의 첫 여성 원장 탄생.’

최달연 신임 경남농업기술원장(59)에 대한 경남도의 설명이다. 이 기관의 모태인 ‘진주종묘장’ 설립(1908년)부터 따진 것. 초대 김욱주 원장 이후론 63년 만의 여성 책임자다. 연초 그의 발령은 주목받는 뉴스였다. 그러나 이변으로 보는 시선은 없었다. 이미 예상한 탓이다. 36년간 농업(농촌) 지도 업무에 종사한 그는 발군이었다. 인사 주기도 맞아떨어졌다.

최근 김경수 도지사 주재 월간 전략회의에 참석했다가 시간을 낸 최 원장은 “도의회 인사와 유관 기관 업무 협의, 새해 사업 설계, 기술원 방문객 응대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할 수는 없겠지만 재임 기간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원장은 올해 말 공로연수 대상. 그래서 1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그는 곤충연구소 출범, 연구관 자리 증설, 지도직 인원 충원 등을 과제로 꼽았다. 곤충연구소는 현 유용곤충담당을 승격시켜 별도 기구로 운영함을 말한다. 곤충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아서다. 연구개발국 아래 양파·단감·사과연구소처럼 독립적인 부서를 두려는 욕심에서다.

연구관 증설과 관련해 최 원장은 “다른 기술원은 연구직 25∼27%가 연구관인 반면 우리는 22%에 불과하다. 이를 정상화하고 싶다”고 희망을 나타냈다. 농업기술원 직급체계는 연구 분야의 경우 연구관과 연구사, 지도직은 지도관과 지도사로 간단하다. 농촌지도관인 최 원장은 국가직 고위공무원단 나급(2급 상당). 도지사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임명했다.

그는 지도직 인원 충원도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과거에 비해 직원을 크게 줄인 상황이어서 업무 효율성과 신속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 이에 따라 최소 2, 3명은 늘려야 농업인 접촉과 상담이 원활해진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새로운 100년을 열어 갈 기술원 마련도 중요하다. 올해를 이전 원년으로 삼고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업기술원은 현 진주시 초전동 도시화로 이반성면에 청사와 시험단지, 부속시설을 만든다. 곧 실시설계 용역이 시작된다. 부지 매입과 설계, 공사를 거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산청군 단성면 출신인 최 원장은 상업계 고교와 전문대를 나왔다. 이어 4년제에 편입해 졸업한 뒤 국립 경상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농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옛 통영군(현 통영시) 농촌지도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기술원 농촌자원과장, 기술지원국장을 거쳤다. 부지런하고 발도 넓은 편이다. ‘농촌 여성을 위한 기술교육의 활성화 방안’ 등 논문 여러 편과 10여 건의 특허를 냈다. 직원들과 함께 진행한 성과들이다.

최 원장은 “140여 명이 근무하는 우리 기술원 경쟁력은 남다르다. 2009년 문을 연 농업기술교육센터인 에이텍(ATEC)은 동북아 최고의 최첨단 교육시설”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이탈리아 등 외국인 전문 강사단을 꾸린 것은 에이텍의 최대 강점. 해마다 농업인과 공무원 등 3000여 명을 교육하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의 우수 품종 개발과 산업재산권 획득, 신기술 보급, 농작물 진단 처방 관리시스템 구축, 스마트팜 도입 등도 선도적이다. 2년 연속 농촌진흥청 ‘우수 농촌진흥기관’으로 선정됐다. 천주교 신자인 그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활신조로 삼고 있다. 최 원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행복한 경남 농업·농촌을 만들겠다. 봉사하는 삶을 꿈꾼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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