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니, 키 높이 운동화는 안 돼”…대학이 아니라 군대?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2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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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전북지역의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북 모 대학 신입생 공지’ 글. /© 뉴스1
지난 11일 전북지역의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북 모 대학 신입생 공지’ 글. /© 뉴스1
전북지역 모 대학 신입생들이 선배로부터 받은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복장 및 인사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힌 글을 본 누리꾼들은 ‘대학이 아니라 군대’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대학은 진상파악에 착수했다.

지난 11일 전북지역의 한 커뮤니티에 ‘전북 모 대학의 신입생 공지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캡처 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신입생 공지, 캠퍼스 내에서 지켜야할 것’으로 시작하는 글에는 선배들에게 연락하는 양식과 복장, 인사 방법 등이 담겨 있었다.

공개된 글에 따르면 먼저 신입생이 선배에게 연락할 때에는 쉼표와 물음표, 느낌표 등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못한다.

또 0시∼09시에 연락 시에는 ‘이른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21시∼0시에 연락 시 ‘늦은 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선배님’이라는 표현을 써야한다.

날짜가 바뀌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000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말을 시작해야 하고 말끝마다 ‘선배님 혹은 교수님’이라는 존칭을 붙이도록 했다.

술을 마실 때면 반부대(반 부대표)에게 연락하고 반부대는 이를 선배에게 알리도록 했다.

복장 양식도 엄격했다.

찢어진 청바지, 스키니, 슬랙스 바지는 허용이 안 되며 구두·키 높이 운동화도 금지된다. 캠퍼스 내에서 에어팟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양말은 꼭 신어야 하며, 머리는 귀가 보이게 묶어야 한다.

또 교수, 조교, 선배 순으로 인사해야 하며 교수가 있으면 선배들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도록 했다. 3학년 선배가 있는 자리에서는 2학년에게 먼저 인사하지 말라고도 안내했다.

현재 해당 글은 50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릴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 학교 망신 다 시킨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해당 대학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 저런 걸 하나. 학교 이미지를 더럽히고 있다. 대학에 왔으면 조용히 공부해서 취직할 생각을 해야지”라고 비판했다.

해당 대학은 긴급하게 진상조사에 나섰다.

대학 관계자는 “현재 해당 글이 사실인지 진상파악에 나선 상태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건전한 학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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