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임진왜란 지휘관의 전쟁기록 ‘임진기록’ 국내 첫 완역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9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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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군·왜군·명군 각종 보고서 수록된 군사사료
이순신 명나라 전투 중지에 반박하는 장계 수록
13일부터 군사편찬연구소 홈페이지서 열람가능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을 총괄 지휘한 우의정 약포(藥圃) 정탁(鄭琢)의 ‘임진기록’(壬辰記錄) 완역본이 발간됐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9일 군사문헌집 번역사업의 일환으로 ‘임진기록’을 국내 최초로 완역해 발간했다고 밝혔다.

정탁(1526~1605)은 조선 선조대 학자이자 정치가로서 임진전쟁이 발발하자 광해군을 보좌해 분조(分朝·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에 의해 임시로 두었던 조정)에서 전쟁을 지휘했다.

정탁은 일찍부터 경학을 비롯한 학문뿐만 아니라 천문, 지리, 병법에 조예가 깊었던 국난극복의 인물이었다.

정탁이 우의정으로 있으면서 전쟁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각종 문서들을 모아 정리한 책자가 ‘임진기록’이다. ‘임진기록’은 현재 전쟁기록의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494-6호로 지정돼 있다.

특히 ‘임진기록’은 임진전쟁 시기 조선군, 명군, 왜군의 각종 문서가 수록돼 전쟁 양상을 상세하고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사료로 평가된다.

조선과 명나라, 왜나라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국제전쟁에서 조선이 겪었던 전쟁 과정과 국가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임진기록에는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이 명나라 전투중지 명령인 ‘금토패문’(禁討牌文)에 대해 강력한 전투의지로 반박했던 장계(狀啓·왕의 명령을 받고 지방에 나가 있는 신하가 왕에게 중요 내용을 보고하는 문서)가 수록됐다.

금토패문은 1594년 3월 명나라 선유도사(宣諭都司) 담종인(譚宗仁)이 왜군과 싸우지 말라고 이순신에게 보낸 명나라의 통지문인데 충무공 이순신은 이에 크게 격노해 장계를 올렸다.

또 영의정 유성룡이 제안한 군비확충 및 군사훈련에 대한 대책을 비변사에서 선조에게 보고한 계본(啓本·임금에게 중요사안을 보고할 때 제출하던 문서 양식) 등 조선군 보고서도 임진기록에 담겨있다.

아울리 임진기록은 명군의 최고지휘관이었던 경략(經略) 송응창(宋應昌)이 일본군과의 강화협상 과정을 명나라 황제 만력제(萬曆帝)에게 보고한 제본(題本·명나라 청나라 시대에 공사에 관해 황제에게 올리는 문서) 등도 포함됐다.

이 밖에 왜군 가토 기요마사(加?淸正)가 명군 총병관에게 화해를 청하며 보낸 편지 등도 임진기록에 정리돼 있다.

이번에 완역된 임진기록은 이민숙 한국외대 교수, 이주해 이화여대 교수가 번역을 담당했다. 완역본에는 김경록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쓴 전문해제 ‘국제전쟁으로서 임진전쟁을 기록한 군사문헌, 임진기록’도 수록하고 있다.

완역본은 오는 13일부터 군사편찬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열람 가능하다.

군사편찬연구소는 “임진전쟁 기간 중 한중일의 정치, 군사 공조와 갈등이 기록되어 있는 임진기록은 그동안 높은 사료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조선과 명나라의 고문서가 수록돼 있어 전쟁사 연구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며 “이번 임진기록의 번역, 출판을 통해 학계와 일반인들의 임진전쟁 연구와 관심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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