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잠깐 얘기 좀 하자” 투신 막은 아파트 경비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2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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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건강 악화와 사업 부진 등을 비관해 고층 건물에서 투신하려던 20대 남성을 구한 경비원이 경찰이 주는 감사장을 받게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남성을 구한 용감한 시민에게 23일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고 19일 밝혔다.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이명학 씨(59·사진)는 16일 오전 5시 20분경 입주민 A 씨가 술에 취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봤다. 이 씨는 “A 씨는 17층에 입주해 있는데 경비 데스크에서 폐쇄회로(CC)TV를 보고 있으니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며 “뭔가 이상하다 싶은 생각이 들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쫓아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씨가 17층 높이 건물의 옥상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이미 철제 난간을 넘어선 뒤였다고 한다. A 씨는 난간 바깥쪽에 있는 폭 40㎝가량의 콘크리트 위에 서 있었다. 이 씨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A 씨의 허리춤을 붙잡았다. 그런 뒤 이 씨는 “나처럼 나이 든 사람도 잘 사는데 젊은 사람이 왜 이러냐”며 “담배 한 대 피면서 얘기를 해보자”고 A 씨에게 말했다.

10여 분에 걸친 이 씨의 설득 끝에 마음을 돌린 A 씨는 이 씨의 손을 붙잡고 난간 안쪽으로 넘어왔다. 이 씨는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A 씨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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