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던 벤투호의 2019년, 올라가면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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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9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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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0으로 우승을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18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0으로 우승을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 News1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이 막을 내리면서 벤투호의 2019년 여정도 일단락됐다. 돌아보니 롤러코스터 행보였다. 오랜만에 찾아온 ‘축구의 봄’에 한껏 고무된 적도 있으나 감독 경질설이 나올 정도로 추락하던 때도 있었다. 온도차가 컸다. 그래도 다행은, 올라가는 방향에서 2019년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일본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홍콩을 2-0으로 제압하고 2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던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015년 중국 우한 대회와 2017년 일본 도쿄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했던 한국은 3연패에 성공하면서 통산 우승 기록을 5회로 늘렸다. 대회를 개최하는 팀은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동아시안컵의 묘한 징크스를 깨뜨린 첫 번째 국가로도 이름을 남겼다. 지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안방에서 거둔 한일전 승리까지, 여러모로 얻은 것이 많았다.

18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이 1대 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대회 3연패에 성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News1
18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이 1대 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대회 3연패에 성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News1
이날 일본과의 경기는 동아시안컵의 최종전이면서 동시에 축구대표팀의 2019년 마지막 국가대항전이었다. 유종의 미. 축구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사실 2019년은 실망으로 시작했다. 대표팀은 1월 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무려 59년 동안 되찾지 못하고 있는 정상 탈환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던 대회다. 기성용, 구자철 등 베테랑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아시안컵이었고 손흥민이라는 에이스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치르는 대회라 기대가 컸는데 결과는 8강 중도하차였다.

결과적으로 8강에서 한국을 꺾은 카타르가 대회 정상에 올랐으니 대이변의 희생양까지는 아니었으나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등 약체등과의 조별리그에서 1-0으로 고전하는 등 전체적으로 답답했던 내용과 함께 대표팀은 큰 비난을 받았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 겪는 시련이었다.

그래서 3월 2연전이 중요했는데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대표팀은 3월22일 볼리비아, 3월26일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 두 팀과 2연전을 치렀다. 특히 콜롬비아는 남미에서도 강호로 꼽히는 팀이라 혹여 크게 패해 팬들의 실망감을 가중시키지는 않을까 우려의 시선이 적잖았다.

그런데 결과는 2연승이었다. 벤투호는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은 뒤 콜롬비아를 2-1로 제압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등 돌렸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른 것은 당연했다. 세계적인 강호와도 ‘우리 축구’를 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켜본 팬들은 다시 벤투 감독에게 큰 지지를 보냈다. 호주(1-0), 이란(1-1) 등 아시아 최강과 맞붙었던 6월 A매치 일정도 무난했다.

그런데 ‘실전’이라 부를 수 있는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돌입과 함께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란,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궁극적인 경쟁자가 아닌 약체들과의 2차예선인데도 시원한 승리가 나오지 않았다. 10월에 북한과 0-0, 11월에 레바논과 0-0 등 한 수 아래 팀들과의 고전이 이어지자 팬들이 다시 폭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동아시안컵인데 출발이 또 좋지 않았다. 대표팀은 홍콩, 중국과의 1, 2차전에서 각각 2-0과 1-0으로 승리했다. 이기기는 했으나 상대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거나(홍콩전) 수많은 기회를 잡고도 결정을 짓지 못하는(중국) 비효율적인 내용이 나왔고 축구팬들은 물 없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해했다.

그래서 결승전 같은 판이 깔린 일본과의 최종전은 너무도 중요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솔직히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만약에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일본에 지기라도 한다면 여론 악화가 불 보듯 뻔했다. 내년 3월에 다시 월드컵 2차예선이 시작되는데 팀이 흔들릴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벼랑 끝에서 반전에 성공한 벤투호다. 추가골이 터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남으나 그래도 근래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팬들도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끝이 좋으면 지나간 상처들은 씻은 듯 사라지는 법이다.

덕분에 좋은 흐름 속에서 2020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벤투호는 2019년 18번의 A매치를 치러 12승4무2패라는 전적을 남겼다. 꽤 괜찮은 성적이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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