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서비스 불만때 ‘이모티콘 소통’은 되레 毒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9-11-27 03:00수정 2019-1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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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연구진 커뮤니케이션 분석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디지털 소통에 이모티콘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 도미노피자는 2015년 트위터 계정에 피자 모양의 이모티콘을 달면 바로 주문이 되는 기능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모티콘이 언제나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기업의 공식 트위터에 이모티콘을 활용한 소통을 시도했다. 하지만 반응은 별로였다. 이모티콘을 써서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모티콘을 커뮤니케이션에 어떻게 활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최근 홍콩침례대와 홍콩대의 공동 연구진이 디지털상에서 기업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이모티콘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소비자가 판매원을 평가하는 두 가지 주요 기준인 ‘따뜻함(Warmth)’과 ‘능숙함(Competence)’ 측면에서 영향력을 살펴봤다. 연구 결과 판매원이 소비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이모티콘을 사용했을 때 소비자들은 판매원이 더 인간적이고 친절하다고, 즉 ‘따뜻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능숙함 측면에서는 이모티콘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이모티콘을 많이 사용할수록 소비자는 판매원이 덜 전문적이고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같은 이모티콘의 영향은 소비자가 기업과의 관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즉 ‘공동체적인 규범’을 기준으로 바라보는지, 아니면 ‘거래적인 규범’을 기준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상반되게 나타났다. 공동체적인 규범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해당 판매원이 얼마나 친구처럼 자신을 대하는지를 관계의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하지만 거래적인 규범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해당 판매원의 행위를 통해 소비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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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공동체적인 규범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판매원이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 더 따뜻하다고 느끼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거래적인 규범을 중시하는 소비자일수록 이모티콘을 사용한 판매원이 능숙함이 떨어진다고 부정적으로 판단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는 소비자가 기업 판매자의 따뜻함보다는 능숙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 이모티콘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판매원이 소비자의 기대 이상으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는 이모티콘 사용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는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가치뿐 아니라 판매원을 만나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모티콘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업이 이모티콘을 활용할 때는 소비자가 판매원과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를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소비자가 기본적인 서비스를 불만족스럽게 느낄 경우 이모티콘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겠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고객 서비스 불만#이모티콘#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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