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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신화는 삶의 모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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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신화는 삶의 모둠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입력 2019-11-23 03:00수정 2019-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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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신화에는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묻어난다. 제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에게 영원한 형벌을 내린다. 그리고 인간에게도 여자, 판도라(Pandora)를 만들어 벌을 준다. 인간에게 여자를 준 것이 왜 벌일까? 제우스가 부인 헤라 여신의 바가지로 고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엔 여자는 말이 많으며, 믿음이 없다고 여겨졌던 것 같다. 게다가 호기심까지 많아서 신들이 그렇게나 열지 말라고 당부하던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 때문에 관절염, 통풍, 신경통, 결핵 같은 질병은 물론이고 질투, 원한, 복수심까지 인간 세상에 잔뜩 퍼졌다고 했다.

여기서 잠깐. 정말 제우스는 사람에게 여자를 주어 벌주는 데 성공한 것일까? 아니다. 여자가 있었기에 인간은 자손을 번성시키고 더 나아가 행복에 이를 수 있게 됐다. 세상 남자들은 제우스의 벌로 오히려 복을 받았다. 여자가 없었다면 얼마나 이 세상이 삭막했을까? 판도라 상자의 맨 밑바닥에 있던 ‘희망’으로 인류는 절망하지 않는다.

태양과 관련한 신화를 보면 그 당시 사람들의 과학적 사고를 알 수 있다. 최초로 하늘을 날았던 사람이 이카로스다. 그의 아버지인 다이달로스는 크레타섬의 미궁에 갇힌다. 탈출할 수 있는 길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방법밖에 없었다. 다이달로스는 감옥 창으로 날아온 새들의 깃털을 모았다. 새의 큰 깃은 실로 묶고 작은 깃은 초(밀랍)로 붙인다. 드디어 날개가 완성되었고 다이달로스는 아들의 두 팔에 날개를 달아준다. 탈출에 성공한 이카로스는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신화에서는 이카로스가 태양 가까이 올라가 날개의 초가 녹아 떨어져 죽었다고 나온다.


그런데 인류가 숨 쉬고 사는 대류권은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이 급격히 낮아진다. 그러기에 신화와 달리 초는 녹지 않고 오히려 단단해진다. 당시 사람들의 과학적 사고는 태양에 가까이 가면 더울 것이라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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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 헬리오스는 매일 아침 태양 마차를 몰고 동쪽에서 떠올라 하늘을 가로질러 저녁에는 먼 바다 서쪽에 내립니다.” 태양의 움직임에 대한 당시 생각이다. 헬리오스가 바람을 피우고 난 아들이 파에톤이다. 아버지를 찾아간 파에톤은 태양 마차를 몰게 해달라고 떼를 쓰고 결국 허락을 받는다. 의기양양하게 태양 마차에 올라탄 파에톤은 마차를 끄는 말들의 반항(?)으로 곤경에 처한다. 마차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가 땅바닥으로 내리박기를 반복했다. 태양 마차가 땅에 가까이 닿으면 뜨거운 열기로 인해 강과 바다가 말라 버릴 지경이었다. 제우스는 더 이상 세계가 망가지는 것을 볼 수 없어 벼락을 던져 파에톤을 죽였다. 당시 사람들의 과학적 사고는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것이었다. 에티오피아인들이 피부가 검은 것은 이때의 열기로 인해 피가 살갗으로 몰렸기 때문이며, 아라비아 사막도 이때 생긴 것이라고 한다.

사실 지구와 태양 거리가 지금보다 반으로 줄어들면 에너지 양은 4배 증가한다. 피부가 검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생존이 불가능하다. 신화에 나오는 고대인들의 사고에는 애교가 있지 않은가.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신화#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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