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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사시에도 한미 연합대응” 美의 추가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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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사시에도 한미 연합대응” 美의 추가 청구서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9-10-30 03:00수정 2019-10-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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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뒤 동맹위기 대응 논의… ‘한반도 유사시’에 ‘美 유사시’ 더해
위기관리 각서 내용 확대수정 제의… 방위비 증액 요구 이어 부담 가중
외부분쟁 개입 우려도… 한국 난색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한미동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위기 사태의 범위를 확대할 것을 제안해와 한미 군 당국이 논의에 착수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 요구에 이어 분쟁지역 병력 파견 등 한국이 더 많은 동맹 책임을 떠맡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적 압박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최근 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한 ‘한미 동맹위기 관리 각서’를 개정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각서는 동맹 위기 사태 발생 시 연합대응 및 각각의 역할을 규정한 문건(대외비)이다. 이 문서에는 한미 연합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위기의 관리 범위를 ‘한반도 유사시’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이 이를 ‘한반도 유사시 및 미국 유사시’로 수정하자고 한국에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반도뿐만 아니라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한 타 지역으로 한미 연합 차원의 군사적 대응 범위를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가령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지역과 남중국해 등 미국의 핵심적인 군사작전 구역에 대해 한국군 파병을 비롯한 한국의 군사 지원 및 협력 근거를 만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쟁지역에서 미국이 위기 사태를 선포하거나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하면 한국이 동맹 차원에서 ‘의무적으로’ 군사 지원에 나서도록 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1953년 10월 1일 체결)에 의거해 한국의 책임과 의무를 현실화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어느 일방국이 외부 공격으로 위협을 받으면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각자의 헌법적 절차에 따라 공동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이 조약이 ‘한국 일방을 위한 방어조약’과 다름없고 조약의 이행 과정에서 미국에만 책임이 전가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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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 요구에 이어 전작권 전환을 계기로 한국이 더 많은 동맹 책임을 떠맡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른 군 소식통은 “미국이 전작권을 한국에 넘기면 대중(對中) 견제 등 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차원의 분쟁과 위기관리에 더 적극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등 동맹국의 군사적 협조 지원을 최대한 받아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의 제안에 일단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 후 미국이 위기라고 판단하는 분쟁지역에 우리 군을 보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력공격의 대응 범위를 ‘태평양 지역’으로 국한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관련 규정과 미국의 위기 사태 확대 주장은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미국이 전작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금 등을 조건으로 내세워 자국의 요구 관철에 나설 경우 또 다른 동맹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도 없지 않다. 군 관계자는 “아직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가 초기 단계이고, 장시간 긴밀한 논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며 “현재로선 미국의 의견대로 확정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연합대응#전작권 전환#위기관리 각서#내용 확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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