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앙고서 기형도 시인 시비(詩碑) 제막식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9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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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교정에 기형도의 시비가 29일 세워졌다. 옆에는 기형도문학관 명예관장인 누나 기향도 씨.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raphy@donga.com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교정에 기형도의 시비가 29일 세워졌다. 옆에는 기형도문학관 명예관장인 누나 기향도 씨.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raphy@donga.com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요절한 시인 기형도(1960~1989)의 ‘빈집’이 새겨진 시비(詩碑)가 29일 고인의 모교인 서울 종로구 중앙고 교정에 세워졌다. 이날 열린 제막식에서 중앙고 후배인 문예반 학생들이 시 ‘빈집’을 낭독했고, 대학시절 연세문학회에서 시인과 함께 활동하며 글벗으로 우정을 나눴던 성석제 소설가가 ‘기형도의 청년시절’을 강연했다. 성 작가는 “기형도는 대학시절부터 이미 완성된 시 세계를 갖고 있었다”며 “긴 세월 동안 기형도라는 이름이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그의 시를 다시 읽는 우리들의 마음과 기억 속에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기형도문학관의 명예관장인 시인의 친누나 기향도 씨와 김종필 중앙고 교장, 김주선 중앙교우회 사무총장, 시인의 고교친구인 중앙고 70회 졸업생들이 참석했다. 1985년 ‘안개’로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기형도 시인은 ‘입 속의 검은 잎’, ‘질투는 나의 힘’ 등의 작품을 남겼다.

전승훈 문화전문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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