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5차전·16년 4차전에 이어…또 유희관 찾아온 V 기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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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선수에게는 기량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운의 도움 없이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렵다. 유희관(33·두산 베어스)에게 또 한 번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결정지을 기회가 찾아왔다. ‘클린칭 게임’의 사나이가 된 유희관이 ‘SUN’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얻었다.

두산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에서 5-0으로 승리했다. 내리 3연승을 달린 두산은 남은 4경기 중 1경기만 승리해도 3년만의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과거 KS 1~3차전을 한 팀이 쓸어 담은 사례는 총 10번. 이 중 우승에 실패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두산으로서는 우승의 9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시리즈가 장기화된다면 두산으로서도 좋을 게 없다. 그만큼 통제 밖의 변수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두산의 4차전 선발은 정석대로 유희관이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ERA) 3.25를 기록하며 7연속시즌 10승 고지에 오른 만큼 믿음은 확실하다. 유희관은 포스트시즌(PS) 통산 7경기에서도 ERA 3.66으로 괜찮았다.

키움으로서는 패배가 곧 시리즈 탈락인 일리미네이션 게임이다. 반면 두산에게는 1승이 곧 우승인 클린칭 게임이다. 유희관에게 클린칭 게임은 낯설지 않다. 2015년과 2016년, 두산이 KS 2연패를 차지했을 때 마지막 경기 선발투수가 바로 유희관이었다.

2015년 두산이 삼성 라이온즈에 KS 전적 3승1패로 앞선 10월 31일 5차전, 유희관은 선발로 나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앞선 1차전 6이닝 5실점 고전을 씻으며 두산에 14년만의 우승을 안겼다. 이듬해인 2016년에도 두산이 NC 다이노스에 KS 전적 3승무패로 앞선 11월 2일, 유희관이 마운드에 올라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세 번째 클린칭 게임. 유희관은 “내가 버틴다면 타자들이 대량 득점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실제로 두산은 2015년 5차전에서 13-2, 2016년 4차전에서 8-1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투수에게는 최적의 여건이다.

역대 KS 최종전 승리를 가장 많이 챙긴 건 선동열(은퇴)이다.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 시절인 1989년과 1991년, 1993년에 구원승으로 KS 최종전에서만 3승이다. 그 뒤로 최종전 2승을 거둔 김정수(해태·1986, 1987), 팀 하리칼라(삼성·2005, 2006), 유희관이 있다. 만일 유희관이 26일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다면 선동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두산이 왕좌에 올랐던 2015~2016년의 유희관은 우승 메이커였다. 반면 두산이 준우승에 그쳤던 2017~2018년 KS는 유희관에게 유쾌하지 못한 추억이다. 그는 “지난해 KS의 부진이 크게 다가왔다. 올해는 절치부심해서 정규시즌의 기운을 KS에서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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