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재학생·동문 50명 시위…“류석춘 파면하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0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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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동문 50여명 정문서 모여 학생회관 집회
"류석춘 발언, 혐오만 가득…'자유' 잘못된 방패"
"학교측 인사위 후 징계위 말 없어…파면해야"

“우리는 안전한 강의실을 원한다!”, “연세대는 성폭력 교수 류석춘을 파면하라!”

연세대학교 재학생과 동문들이 학교 캠퍼스에서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를 집단규탄하고 나섰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대책위)’는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류 교수의 ‘성폭력 발언 사과·파면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정문에서 모인 이들은 ‘류석춘은 사과하라, 류석춘을 파면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든 채로 학생회관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학생들과 동문 50여명이 모였다.

안희제 연세대 장애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류 교수의 발언은 명백히 성폭력”이라며 “학문의 자유라는 말로 용인될 수 없다”고 촉구했다.

행정학과 재학생 김은결 대책위원은 “류 교수가 고민하고 성찰해서 발언했다면 비판의 발언이 뼈대가 됐어야 했지만 혐오하고 비판하고자 하는 말만 가득했다. 혐오만을 내세우는 포르노 같다”며 “당신(류 교수)은 자유라는 잘못된 방패로 (방어하는) 성폭력 범죄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사회학과 부학생회장 노인혜씨는 “문제를 못 느끼는 사람은 류 교수 밖에 없다”며 “류 교수는 억울한 척 그만하고 사과하라. 정식으로 수강생 전체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의 빠른 징계를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사회학과 학생회장인 유해슬씨는 “(류 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인사위원회가 한 차례 열렸을 뿐이고 징계위는 (개최한다는) 말도 없다”며 “당장 징계위를 열고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파면하지 않으면 안전한 강의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소속 최정현씨는 “류 교수는 내년 정년”이라며 “학교는 명예롭게 정년퇴임하게 해서는 안된다. 학교당국은 빠른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연세대 국문학과 70학번이라는 김영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는 “진리와 자유의 전당에서 일제시대 강제징용을 당해 비참하게 삶을 영위했던 위안부의 상처난 가슴을 다시 해치는 발언을 하는 교수가 있다는 보도를 보고 기가 막혔다”며 “연세대 당국이 즉각 류석춘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교수의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 성신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총학생회 교육국장 전다연 씨는 “류석춘 한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다. 성폭력을 용인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자 사회 구조의 문제”라며 “대학이 안전하고 평등할 수 있도록, 진리와 학문의 장으로서 대학이 대학다울 수 있도록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지난달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일제 위안부를 매춘과 동일시하는 비유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또 질문을 하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해 성희롱 논란까지 일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통해 “일부 학생들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발언에 대해서는 “학문의 영역은 이성의 영역”이라며 새로운 연구를 인용해 내용을 설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23일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강의를 중단 조치하고, 같은달 30일 교원인사위원회에서 수업정지를 명령, 대체 강사를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교양수업은 진행하도록 했다.

현재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는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수업 중 발언 내용에 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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