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안보리 소집에 “美가 배후” 반발… 외교부는 ‘유엔결의 위반’ 질문에 즉답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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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유엔대사 “위험한 시도 좌시 안해”… 안보리 추가제재 차단 의도 분석
美 “2주뒤 협상 준비” 대화끈 안놔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놓고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열리는 것에 강력 반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7일 “위험한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미국이 영국 프랑스 독일의 불순한 움직임 뒤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과 그 추종자들은 안보리에서 우리의 자위적 조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주권 방어에 대한 우리의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추가 미사일 실험에 대한 질문에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주의 깊게 관찰해 달라”고 했다. 다만 “다른 미사일 발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스톡홀름 협상 결렬 후에도 북-미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안보리 추가 제재 가능성 등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버트 우드 미 군축담당 대사는 이날 유엔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스톡홀름 (북-미 실무) 협상은 좋은 대화였다. 우리는 2주 후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 정보의 공유 및 한미 협의차 워싱턴을 찾았다.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SLBM 발사가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냐’는 질문에 “제가 추가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안보리 회의 소집에 대해서도 “소집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회의가 열리는데 그중에 ‘기타 의제’에서 거론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가 북한의 SLBM 도발을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평가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교통위반을 안 해도 법규 지키라는 캠페인을 하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나리 기자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안보리#북미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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