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北美 실무협상 결렬 원인에 대해 “北 과도한 기대 탓”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7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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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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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을 두고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과도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결렬 선언이 ‘벼랑 끝 전술’인지 아니면 실제 협상을 파기할 의도인지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이 향후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채드 오캐럴 코리아리스크그룹 CEO는 7일(현지 시간) NK프로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이후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이 과도한 기대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난관이 예상되는 대선 캠페인을 앞둔 상황에서 장거리 미사일, 핵 실험에 대한 공포가 결합되면 미국의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북한이 기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톱다운’ 방식에 기대온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정상회담을 시도하려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조정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거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밴 잭슨도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으로서는 실무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을 기대하며 실무협상을 추가로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협상 결렬을 먼저 선언한 것 관련, 워싱턴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은 “갑작스러운 협상 중단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져온 차분한 기조의 종료인지, 추가 협상 과정의 또 다른 난관 중 하나인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성윤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교수는 “협상을 어떻게든 타결하려고 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시간을 갖고 지분을 높이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북한은 과거 10년 이상 협상에서 전략적으로 더 많은 이득을 얻어내기 위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담 결렬이 북한으로 하여금 더 많은 무기의 성능 시험을 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애만 이미 십여 차례의 무기 시험을 해왔으며, 가장 최근 사례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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