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멧돼지 사체서 돼지열병 검출…北에서 남하했나?

3일 오후 13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로써 국내 ASF 확진 농가는 파주 5곳, 연천 1곳, 김포 2곳, 인천 강화 5곳 등 총 13곳으로 늘었다. 2019.10.3 © News1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내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검출됐다.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DMZ 우리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지점이다.

환경부는 지난 2일 경기 연천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의 혈액을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정밀 진단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때문에 ‘북에서 넘어온 멧돼지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나 경계체계 등 모든 것들이 완벽해서 북한 멧돼지는 절대 들어올 수 없다”고 북에서의 유입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파주시에서 국내 첫 ASF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연천, 김포, 강화 등 총 13곳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다. 당초 검역본부는 ASF는 접촉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확산되기 전 차단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3일 현재 경기북부와 강화군 등 서부전선 접경지 일대에 광범위하게 번지면서 양돈업이 초토화되는 상황이다.

ASF 발병 전 파주 지역에서는 91개 농장이 총 11만317마리의 돼지를 사육했지만, 돼지열병으로 5만7543만리가 살처분됐다.

파주시의회는 관내 모든 돼지에 대해 살처분을 건의했고, 강화군은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는 등 재앙 수준의 피해를 겪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전날(2일) 양주시청 재난상황실을 방문해 “경기북부 일대 300마리 미만 돼지농장에 대해서는 지자체에서 매입한 뒤 예방차원에서 도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3곳의 발병농장이 모두 DMZ, 임진강과 멀지 않아 꾸준히 북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환경부는 ‘북한 유입 하천수 조사, 멧돼지 폐사체 예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SF는 감염되면 치사율 99%로, 치료약이 없다. 정부는 초기 역학조사에 실패해 유입경로를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달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지난 5월 북한에서 ASF가 발병한 이후 북한 전역으로 확산됐으며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