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충돌 예상땐 급제동 뒤 에어백-안전띠 자동조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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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통합 제어기 개발… 카메라-센서로 도로-주행 상황 체크
사고 우려땐 선제적 안전장치 작동… 자율주행 시대 탑승자 실시간 보호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운전자나 승객이 도로에서 시선을 떼도 안전을 지켜주는 다양한 신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신기술은 내년부터 양산 차량에 차례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운전자나 승객이 도로에서 시선을 떼도 안전을 지켜주는 다양한 신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신기술은 내년부터 양산 차량에 차례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제공
차량이 커브길을 돌기 시작하니 느슨했던 차량 좌석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몸을 바짝 조인다. 이어 직선 도로에서 과속방지턱이 나타나자 좌석벨트에서 진동이 울리면서 장애물을 예고하고 몸이 받는 진동과 충격을 줄이기 위해 차량 높이가 알아서 낮아진다. 차량 양쪽에 달린 거울(사이드미러) 없이도 차량 내부에서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확인한다. 모두 현대모비스가 개발을 마친 자율주행 관련 신기술들로 내년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된다.

현대모비스는 8일 차량 안팎에 달린 센서가 수집한 정보로 탑승자를 실시간으로 보호하는 ‘승객보호장치 통합제어기’를 현대자동차와 함께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차량의 주행 상황과 도로 환경에 알맞게 자동으로 좌석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작동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벼운 차량 충돌이 예상되면 긴급제동장치가 작동되면서 탑승자의 안전벨트를 조정해 승객을 좌석에 밀착시키되 에어백을 최소한으로 부풀린다. 충돌 강도가 셀 것으로 예측되면 에어백도 최대한으로 펴진다. 차량에 달린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전동식 안전벨트 및 에어백의 움직임을 총괄하는 통합제어기에 도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내기 때문에 실현 가능한 기능이다. 자율주행 중 운전자나 승객이 도로에서 시선을 떼도 안전을 지켜주는 장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자동형 통합 승객 보호 기술은 세계에서 아직 양산 사례가 없다”면서 “계열사인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 차량에도 적용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신기술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활용해 차량(차체)의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프리뷰 에어서스펜션’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내비게이션에 나오는 도로 정보를 통해 과속방지턱이나 어린이보호구역, 철길 건널목 등에 들어서기에 앞서 500m 전부터 작동을 시작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 등 차체가 높은 차량의 바퀴와 본체를 연결한 장치가 서서히 높이를 낮추면서 시야의 사각지대를 없애 키가 작은 어린이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돕는 방식이다. 태풍이 올 때처럼 바람이 심하게 부는 상황에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높이를 낮춰 준다.

지난해 7월에는 자율주행 도중 위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자동차 진행 방향(조향)을 바꿀 수 있는 ‘듀얼 전동식 조향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운전자가 자율주행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조향 장치를 총괄하는 시스템이 망가져도 이미 설치된 또 다른 시스템이 고장 여부를 판단해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모비스는 이 외에도 차량 외부의 좌우 거울을 없애고 운전자가 내부에서 실시간 카메라 영상을 통해 외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 기술, 마주 보고 달려오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전조등(헤드램프)을 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모비스가 자체 개발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로 앞 차와 적정 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해 속도를 줄여주는 신기술은 이달 중 출시되는 현대차의 준대형 트럭 ‘파비스’에 적용된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전무)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 핵심 부품들의 융합과 통합으로 기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운전자의 주행 부담을 줄이고 탑승객의 편의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모비스#자율주행 자동차#안전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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