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에 이어 또…마블 코믹스, 80주년 기념작서 ‘정치색’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9일 16시 00분


코멘트
마블코믹스 80주년 기념판  ‘마블 코믹스 No.1000’
마블코믹스 80주년 기념판 ‘마블 코믹스 No.1000’
탄생 80주년을 맞아 특별 출간된 80페이지짜리 만화책 ‘마블 코믹스 No.1000’이 단 한 페이지 때문에 논란을 빚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이 만화책은 1939년 이후 매년마다 마블 히어로 캐릭터를 한 명씩 등장시켜 다른 작가-아트 팀이 맡아 스토리를 풀어나간 프로젝트다.

문제가 된 부분은 마크 웨이드가 쓰고 존 캐서데이가 그린 캡틴아메리카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7월 소매점에 배포된 버전에서 캡틴아메리카는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결함이 있는 국가를 사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때로는 힘든 일이다. 시스템은 공정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일부를 형편없이 대했다”는 독백으로 시작한다. 이어 “미국의 시스템을 고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작업이지만 사람들이 함께 거리로 나와 부당함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외친다면 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여러분이 미국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번에 온라인에 공개된 버전에서는 “나는 사람이 아니라 사상이다. 매일 정의, 평등의 수용, 이 나라 모두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헌신한다. 이는 미워하지 않는 것, 편견을 갖지 않는 것,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게 진정한 애국의 가치”라는 캡틴아메리카의 대사가 등장한다. ‘미국’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고찰하는 것. 현재 미국 정치상황에 대해 비판적으로 서술한 소매점 버전과는 뉘앙스가 사뭇 달라 논란이 일었지만 마블 측과 작가 웨이드는 내용이 바뀐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마블코믹스는 약 2주 전에도 전설적인 그래픽노블 작가 아트 스피겔먼이 저술한 ‘마블: 1939-1949 황금기, 캡틴아메리카부터 휴먼 토치까지’라는 책의 서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빼달라고 요구해 문제가 된 바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피겔먼은 폴리오소사이어티 출판사 측에 서문을 부탁받아 6월 원고를 넘겼으나 공동 출판사인 마블 측이 ‘자사의 출판물이 특정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며 해당 부분을 빼지 않으면 출판을 허락할 수 없다고 버텼다고 한다. 결국 수파갤먼은 서문을 고쳐 썼고, 원래 서문은 약간 손을 봐서 가디언에 기고했다.

문제가 된 캠틴아메리카 페이지
문제가 된 캠틴아메리카 페이지
스피겔먼은 기고문에서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 이삭 펄머터는 오랜 트럼프 지지자이자 영향력 있는 비공식적 고문으로 지내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펄머터 부부가 트럼프 재선을 위해 최대 기부가능 금액인 36만 달러씩 각각 내놓은 것을 포함해 꾸준히 거액을 기부해왔다는 것이다.

이달 초 할리우드 배우 아미 해머도 “트럼프의 최대 기부자 중 한명은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이라는 트윗을 날려 1만4000회 리트윗되고 좋아요 5만 7000개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