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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김태호가 닮은 세 가지[여의도 25시/최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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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김태호가 닮은 세 가지[여의도 25시/최우열]

최우열 정치부 기자 입력 2019-08-20 03:00수정 2019-08-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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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와 2010년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묘하게 닮은 점들이 회자되고 있다. 동아일보DB
최우열 정치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관련 보도를 지켜보던 자유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이 얼마 전 사석에서 “조국을 보니 김태호가 생각난다”고 한 적이 있다. 2010년 이명박(MB) 당시 대통령이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을 때와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지명했을 때가 묘하게 오버랩된다는 것이다. 몇몇 다른 의원도 비슷한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이들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세 가지 측면에서 비슷했다.

우선 자의 반 타의 반 정치권의 예상보다 일찍 대선주자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2010년 당시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의원이 사실상 유일무이한 유력 차기 대선주자였다. 하지만 MB가 김 전 지사를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친박(친박근혜)들이 얼어붙었다. 친박 내부에선 “MB가 새 대선주자를 키우면서 박근혜 죽이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친박 최고위원은 공공연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관련 거짓말’이 김 전 지사의 드러난 낙마 사유였지만, 여당 내부조차 단속되지 않아 임명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것도 큰 이유였다.

지금 여권에서도 여러 사람이 조 후보자를 바라보며 주판알을 튕기는 소리가 들린다.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왔던 조 후보자가 이젠 법무부 장관을 거쳐 대선판에 곧장 뛰어들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 주자들은 마음이 복잡할 만도 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최측근에서 일약 대선주자로 거론되면서 온갖 군데에 견제구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유달리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모습도 데자뷔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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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김 전 지사에게 2010년 총리 후보자 지명 당시 상황을 전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스스로 “내가 봐도 어깨가 너무 올라가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지사에 따르면 총리 후보자 지명 직전 MB는 “잘 준비하라”는 말을 남기고 여름휴가를 떠났고, 임태희 대통령비서실장이 “어느 장관 자리가 좋을지 생각해 둔 게 있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김 전 지사는 당시 ‘그냥 장관 자리 정도냐’는 생각에 기분이 안 좋아졌을 정도로 그 이상의 자리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런 ‘상상’ 때문이었는지 김 전 지사는 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 “소장수의 아들이 총리가 된다는 게 20, 30대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는 대선주자급 코멘트를 날렸고, 그 후 여권에서 김 전 지사에 대한 견제 수위는 더 올라갔다.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 최측근 중 일부러 이슈의 전면에 서고 논쟁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종종 오만하다는 여권 내 비판도 나온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자리에 있으면서 느닷없는 항일 여론전, 대야 공격수 역할에 나섰고, 수석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도 “격렬한 비난과 신랄한 야유를 보내온 일부 야당과 언론에 존중의 의사를 표한다”며 마지막까지 비아냥거렸다.

무엇보다 공직 후보자로서 엉성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김 전 지사가 청문회에서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에게 “아내가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 “사실이면 사퇴한다”는 식의 거친 답변을 한 것을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한동안 논란이 됐다. ‘공직 후보자로서 할 말이냐’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죽창가’ ‘친일파’ 등 거친 언사로 여론을 주도하려 했던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에 대한 각종 의혹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고, 동생 내외의 위장 이혼, 부동산 위장 거래 의혹, 웅동학원의 소송 사기 의혹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명을 못 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총리 후보자에서 중도 낙마한 뒤 와신상담 끝에 재선 국회의원과 여당 최고위원을 지내며 간신히 부활했다. 지난해까지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 대학을 거치며 공부한 그는 “(총리 후보자 제안을 받았던) 과거에 나는 너무나 부족했다. 아직도 더 준비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적지 않은 정치권 인사들이 김 전 지사가 총리직을 제안받았을 때를 떠올리면서 조 후보자도 좀 더 축적의 시간을 갖는 게 좋겠다고 여기는 건 그냥 우연만은 아닌 듯싶다
 
최우열 정치부 기자 dnsp@donga.com
#조국#법무부 장관#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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