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전원 살린 러 조종사 “전문적으로 준비됐을 뿐, 영웅 아냐”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6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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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고장에 "비상착륙" 빠른 판단
"비상상황에 따른 조치였을 뿐"

비행 중 갈매기 떼와 충돌해 엔진이 파손된 러시아 여객기를 모스크바 인근 옥수수밭에 비상 착륙 시켜 230여명의 탑승자를 구해낸 러시아 우랄항공 소속 다미르 유스코프 조종사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유스코프는 세간의 ‘영웅’ 칭호에 비상상황에 대해 전문적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며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고 말했다.

유스코프는 15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로씨야1’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들이 엔진으로 빨려들어가며 작동을 멈췄다며 “처음 오른쪽 엔진에 이상이 생겼을 땐 방향을 돌려 (공항에) 비행기를 착륙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이어 왼쪽 엔진의 고장도 확인됐다.

유스코프는 “엔진은 당시의 고도조차 유지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기의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 그대로 전진해 인근 옥수수밭에 비상 착륙을 결정했다.

유스코프는 “착륙장치를 가동하지 않고 기체가 최대한 수평을 이루게 해 옥수수밭으로 내려갔다”며 “이편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됐다. 그렇지 않았으면 여객기는 전복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영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부조종사 모두 이러한 상황에 대한 훈련을 받았다”며 “우리는 도덕적으로나 전문적으로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모든 조치는 비상상황에 대한 프로그램에 따라 내려졌다고 밝혔다.

유스코프는 “만약 우리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했다면 이 사고가 어떻게 끝났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주코프스키 국제공항을 출발한 우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갈매기 떼와 충돌해 엔진이 파손됐으나 유스코프 조종사의 빠른 판단으로 226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 중 단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착륙 직후 빠르게 승객들을 대피시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유스코프에 대해 “사람의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부르며 “이들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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