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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수위 낮춘 한일… 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1차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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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수위 낮춘 한일… 지소미아 연장 여부가 1차 분수령

문병기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19-08-16 03:00수정 2019-08-1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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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광복절 경축사]24일 지소미아 연장 결정시한
日 28일 백색국가 조치 실행 주목… 추가규제 없으면 외교협의 가능성
강경화-고노 내주 베이징회담 조율… 日 과거사문제 태도변화가 관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일 대신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대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일본의 잇따른 경제 보복 조치로 정면 대결 구도로 치닫던 한일 갈등은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나온 2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거와 다르다”며 사실상 정부 차원의 항일 모드를 형성했던 것과 달리 일본에 대한 직접 비판을 자제하면서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당초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한일 갈등의 확전 여부를 결정짓는 첫 번째 분수령으로 꼽혔다.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수위 조절과 함께 일단 미래지향적 비전에 방점을 찍으면서 향후 청와대의 대응도 비슷한 기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공식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이날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해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평화주의 노선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2차례 질문에 모두 “예단해 대답하는 것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연일 한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내놓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대응이다.


이제 한일관계의 2차 분수령은 24일이 연장 기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여부와 28일로 예정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해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일본이 2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 이후 구체적인 확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정보보호협정 연장을 요청한 상황이라 정부의 고민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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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8일 이후에도 실질적인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외교적 협의의 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다음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갖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과 뉴욕 유엔총회, 10월 일왕 즉위식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등 한일 정상이나 최고위급 인사들이 접촉할 외교 이벤트들이 잇따라 열리는 만큼 한일 간 외교적 협의 기회는 몇 차례 더 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이 한일 갈등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 여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린다”며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12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간 외교적 협의가 속도를 낼 경우 연내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관건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 변화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에서도 한일 간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강제징용 문제로 일본 기업에 피해가 일어나면 대항조치를 한다’는 일본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일 갈등이 어떻게 어떤 식으로 번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광복절 경축사#도쿄 올림픽#gsom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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