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않았다” 조은누리 실종 11일 버텨낸 힘은?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6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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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이 지난 2일 오후 충북 청주시 가덕면 수색 현장 지휘소에서 조은누리양(14)이 발견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조양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보은군 회인면의 한 야산에서 수색견에 의해 발견됐다. 2019.8.2 /뉴스1 © News1
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이 지난 2일 오후 충북 청주시 가덕면 수색 현장 지휘소에서 조은누리양(14)이 발견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조양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보은군 회인면의 한 야산에서 수색견에 의해 발견됐다. 2019.8.2 /뉴스1 © News1
“(음식물과 물을) 먹지 않았다.”

실종 11일 만에 구조된 조은누리양(14)이 충북경찰 면담 조사에서 한 말이다.

민용기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6일 브리핑에서 “조양에게 실종 기간 음식물이나 물을 먹었는지 물었지만 먹지 않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민 계장은 “다만 여름이어서 체온 유지가 용이했던 점, 물을 먹지 않았다고 해도 장맛비로 주변에 물이 풍부했던 점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조양이 산속에서 활동했더라도 이동 반경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동이 적어 체력 비축이 가능했고, 무의식적으로 몸으로 흡수된 수분 덕에 11일 동안 비교적 건강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조양은 실종 11일 동안 있었던 일 대부분에 대해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단답형으로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을 먹으며 몸을 어떻게 보호했는지 등의 내용 파악이 쉽지 않지만, 경찰 발표 등을 종합한 관련 전문가들은 주변 환경이 생존에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없어 판단하기 쉽지 않다”면서 “일반적으로 3일 동안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신체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 버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며 “스스로 인식할 수는 없었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물을 섭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년 산악구조 경력의 박연수 전 충북산악구조대장은 조양이 무의식적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흡수하면서 버텼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그는 “조양이 계속 움직이기보다 발견 장소 인근에 머무르면서 에너지 소비가 줄었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빗물 등 물기를 흡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사진 지형이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고, 깊이 쌓인 낙엽이 보온 작용을 해줬을 것”이라며 “오랜 경험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든 기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은누리양은 지난달 23일 어머니 등과 함께 여름휴가차 무심천 발원지인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산으로 놀러왔다가 실종됐다.

아무런 흔적이 없었던 조양은 실종 11일째인 지난 2일 오후 2시30분쯤 실종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직선거리로 1.7㎞ 떨어진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산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탈진한 상태였지만 의식이 또렷했던 조양은 곧바로 충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으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현재 소아청소년병동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조양은 가족 등 주변 사람과 대화도 가능한 상태다.

이 같은 회복 속도면 이번주 안에 퇴원도 가능하다는 게 의료진 소견이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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