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軍기강 우려에 책임 느껴”… 정경두 경질요구엔 선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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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군인사 초청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예비역 주요 인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등 최근 잇달아 불거진 군 기강 해이 논란에 대해 “국군통수권자로서 책임을 느끼며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중심으로 
엄중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예비역 주요 인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등 최근 잇달아 불거진 군 기강 해이 논란에 대해 “국군통수권자로서 책임을 느끼며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중심으로 엄중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잇따라 발생한 군 기강 해이 사건와 관련해 “국군통수권자로서 책임을 느끼며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중심으로 엄중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나 유감 표명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하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요구에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재향군인회, 성우회 등 예비역 군 주요 인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벌어진 몇 가지 일로 우리 군의 기강과 경계 태세에 대해 국민께서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어선의 ‘해상 노크 귀순’과 허위자수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면서 배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을 거론하며 엄중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외교안보 라인 교체’를 일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주 7월 27일은 정전협정일”이라며 “당시 정전협정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군은 한 뼘의 땅이라도 더 되찾기 위해서 총성이 멈추는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을 던졌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역시 강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한반도의 냉전체제 해체와 항구적 평화의 원동력”이라며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한국이 배제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남북미 대화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비무장화를 통한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이 비핵화 대화의 우호적 환경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한반도 운영의 주인으로서 남북미가 함께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했을 때 저를 포함한 많은 군 출신들은 ‘핵은 핵으로 막아야 한다’는 핵 보유 전략을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상 현실화되긴 어려울 정책”이라며 “대통령의 평화적인 대화를 통한 비핵화 정책이 김정은을 남북미의 정상회담으로 이끌어냈다. 큰 성과”라고 말했다. “강력한 한미 공조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 정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도 했다.

비공개 오찬에서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도가니탕으로 식사를 하며 허심탄회하게 안보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가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는 시기가 아닌 조건에 의해서 해야 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도 “시기를 갖고 하지 않는다. 조건에 의해서 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전직 장성은 “지금 북한 핵위협이 증가한 상황인 만큼 비핵화될 때까지 당분간 전작권 체제와 연합사 체제는 그대로 갖고 가자”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군 기강#정경두 장관#한미동맹#북한#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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