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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철거건물 붕괴 ‘날벼락’, 거리 지나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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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철거건물 붕괴 ‘날벼락’, 거리 지나기 겁난다

동아일보입력 2019-07-06 00:00수정 201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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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건물 앞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들을 덮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숨진 20대 여성은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랑과 함께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이었다.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해당 건물은 당초 서초구청 굴토(철거)전문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재심의를 받았고, 조건부로 통과됐다. 철거로 지하 구조물이 빠지면 흙이 밀리는 현상이 발생해 이를 방지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재심의에서는 지지대를 충분히 세우고, 철거 잔재물이 나오는 즉시 제거하라는 조건이 추가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지하 1층 작업 중 건물이 무너졌다는 소방당국의 브리핑을 고려하면 위원회 요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요즘 도심 곳곳에서 노후 건물 철거 작업이 벌어진다. 그런데 그 주변을 지나다 보면 누구나 뭐라도 떨어져 맞지 않을까 섬뜩한 것이 사실이다. 인도가 좁은 곳에서는 아예 합판이나 천으로 위를 가린 비계 통로 밑을 지나가도록 한 곳도 부지기수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서초구에만도 철거현장이 14곳이라니 서울 전체에 수백 곳의 안전 사각지대가 있는 셈이다. 2017년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2명이 숨지는 등 철거 중 크고 작은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현행 철거 사전심의제와 상주감리제는 2017년 낙원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후 도입됐다. 하지만 보완 지시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고, 감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전을 위한 제도가 있다고 해도 실행 과정에서 구멍이 많다면 찢어진 우산과 다름이 없다. 앞으로도 철거 대상 노후건물이 우후죽순 늘어날 텐데 이래서야 마음 놓고 건물 옆을 지나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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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 건물 붕괴#노후 건물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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