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노예제 연상’ 운동화 여론 뭇매…불매운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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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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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성조기 ‘벳시로스기’ 운동화. © 뉴스1
초창기 성조기 ‘벳시로스기’ 운동화. © 뉴스1
글로벌 스포츠 의류 기업 나이키가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에 맞춰 초창기 성조기 ‘벳시로스기’가 그려진 운동화를 출시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벳시로스기가 노예 제도와 백인 우월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APF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키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운동화 뒤꿈치에 ‘벳시로스기’가 각인된 “‘에어맥스원USA’의 유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나이키는 이번 주부터 홈페이지와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직 미 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이 운동화가 “노예제를 연상시킨다”며 항의한 데다, 트위터·페이스북 등에도 나이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출시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초기 성조기 제작자인 벳시 로스의 이름을 따 만든 벳시로스기는 미국 독립혁명이 일어난 1770년대 처음 고안됐다. 벳시로스기엔 현재의 성조기와 달리 좌측 상단에 13개 식민지를 나타내는 흰 별 13개가 그려져 있다.

2016년 NFL의 ‘무릎 꿇기’ 시위를 주도한 캐퍼닉은 “벳시로스기 디자인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국에서 노예제가 합법화됐던 시기와 연관돼 있다”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벳시로스기는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도 사용한 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나이키는 미 전역 소매점에서 해당 제품을 회수토록 하고, 해당 운동화 디자인을 홈페이지에서도 삭제했다.

그러자 집권 공화당에선 정반대의 이유로 나이키를 비난하고 있다. 나이키가 미국의 역사적 유산을 부끄럽게 여겼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의 더그 듀시 애리조나주지사는 “나이키 공장에 대한 국가 지원을 철회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 고객으로서의 시대는 끝났다. 나이키 운동화는 미국 국기에 대한 경멸을 나타낸다고 결론지었다”며 나이키 불매 운동을 주장했다.

이처럼 벳시로스기 운동화를 둘러싼 논란은 거세지만 해당 제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에어맥스원USA’가격은 2000달러까지 올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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