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클래식을 싣고… 거실서 ‘귀호강 눈요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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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기기-TV-사운드바 연결하면 거장의 명연주 집에서 편하게 즐감
獨 교향악단들 콘텐츠 가장 풍성… KBS악단-예술의전당 채널도 인기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남서독일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말러 교향곡 3번 유튜브 영상. 유튜브 화면 캡처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남서독일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말러 교향곡 3번 유튜브 영상. 유튜브 화면 캡처
#1. ‘클래식의 구원자’를 자처하며 자신의 악단 ‘무지카 에테르나’와 함께 인기몰이 중인 그리스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는 내한한 일이 없고 예정도 없다. 그러나 그의 지휘 모습은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그가 지난해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남서독일방송(SWR) 교향악단이 그가 지휘한 콘서트 영상을 악단 유튜브 채널에 올려놓기 때문. 8개월 전 공개한 말러 교향곡 3번 전곡 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곧 내려졌지만 그 뒤 올라온 2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도 6만 명이 감상했다.

#2. 7월 2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하는 지휘자 디마 슬로보데니우크는 많은 지휘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그가 수석지휘자로 있는 스페인의 갈리시아 교향악단이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때문. 그가 지휘하는 시벨리우스를 유튜브로 들어본 팬들은 ‘오르간 같은 투명한 음색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유튜브의 강풍이 클래식 콘서트 팬들에게도 불고 있다. 최근에는 720p 화질의 HD 영상을 넘어 1080p 화질의 풀HD 연주 영상이 대세다. 음질도 전송속도 192kbps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무손실 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음향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몇 년 전까지도 유튜브를 통한 음악 감상은 ‘모바일 기기용’으로 치부됐지만 최근에는 크롬캐스트를 비롯한 미디어 기기를 TV에 접속하고 음향기기나 사운드바와 연결하면 순식간에 거실을 공연장으로 만들 수 있다. 요즘은 유튜브 접속 기능을 내장한 TV도 출시되고 있다. 풀HD 영상을 제공하는 블루레이 영상 음반이 장당 3만∼4만 원 이상임을 고려하면 더욱 극적인 감상 환경의 변화다.

독일 교향악단들은 특히 유튜브를 통한 연주 소개에 적극적이다. 프랑크푸르트의 HR(헤센주 방송)교향악단, 쾰른 귀르체니히 교향악단, 도이체 라디오 필하르모니 등이 연주 영상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대표 방송사인 아브로트로스가 운용하는 ‘아브로트로스 클래식’ 채널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 등 이 나라 대표 오케스트라들의 명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연주단체 가운데 연주회 전체 영상을 가장 활발히 제공하는 곳은 KBS교향악단이 꼽힌다. 주요 콘서트 영상과 연주자 인터뷰 등을 제공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공연 전 음악평론가들이 연주곡을 미리 설명하는 ‘콘미공’(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영상을 최근 유튜브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2013년 공연물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중계하는 ‘SAC on Screen’ 사업의 영향으로 유튜브 콘텐츠가 풍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해마다 4월 개최하는 교향악축제 영상 등 700여 개의 영상을 갖추고 있고 구독자가 1만5000명을 넘는다.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채널도 3100명이 구독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클래식#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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