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수입품… 관세부과 무기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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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불법이민 단속 강화 합의… 관세 시행 사흘 앞두고 극적 타결

미국이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행렬을 막으라는 압박 차원에서 멕시코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두고 벌인 협상이 7일(현지 시간) 타결됐다. 관세 부과 시행을 불과 사흘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이번 협상을 두고 동맹과 우방국에 마구잡이식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 월요일(10일) 부과 예정이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루 뒤 “멕시코는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이는 미국과 멕시코 모두에 매우 성공적인 협정이 될 것”이라며 “멕시코는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농산품 구매를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양측 합의에 따라 멕시코는 불법 이민 제한 강화를 위해 과테말라 국경에 국가방위군 6000명을 배치하는 등 남쪽 국경에 우선순위를 두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에 이미 들어온 이민자들은 망명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로 돌려보내고, 멕시코가 이들에게 일자리와 교육 등을 지원한다. 미국과 멕시코는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추가 조치를 내리기로 하고 90일간 후속 논의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멕시코가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하고 10월 25%까지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민이라는 사회 문제와 관세라는 경제 문제를 연계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미국 내에서도 강한 비판과 우려가 쏟아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멕시코 위기는 트럼프식 벼랑 끝 협상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기사로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타국에 대한 위협으로 위기를 촉발한 뒤 미국에만 편의적인 시한을 설정하고 벼랑 끝 상황으로 몰고 감으로써 불완전한 협상을 타결한다. 익숙하고도 점점 효과가 떨어지는 대통령의 협상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위협과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은 외교와 협상의 방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멕시코#관세부과#불법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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