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졸이며 밤 새울 한국팬들, 모든 힘 쏟아 승리 선물할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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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2일 새벽 챔스 결승전 결의 활활

“새벽 4시에 일어날 한국 축구 팬들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을 앞둔 손흥민(27·토트넘·사진)은 멀리 고국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팬들에게 승리를 바치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리버풀(이상 잉글랜드)의 UCL 결승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4시(현지 시간 1일 오후 9시)에 시작된다.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마지막으로 UCL 결승에 나선 2011년 이후 8년 만에 한국 선수가 영광의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축구 열기까지 뜨거워지고 있다.

회사원 김상우 씨(34)는 “박지성을 응원하던 20대 시절처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의 고향인 강원 춘천시는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 중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2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시민 1000여 명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UCL 결승을 보며 손흥민을 응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내가 항상 경기에서 100%의 경기력을 보여주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뛰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박지성 선배처럼 나도 유럽 무대에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 이를 통해 한국에 있는 많은 후배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싶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UCL에서 4골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8강 1, 2차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강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를 침몰시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유럽에서는 아시아 선수의 영입이 주로 새로운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러한 시각을 깨뜨리고 있다. 그는 UCL 결승을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유럽축구연맹(UEFA)은 공격수 손흥민이 선발 출전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결전지인 마드리드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두 팀이 11년 만에 UCL 결승 맞대결을 벌이게 되면서 대규모 원정 응원단이 마드리드를 찾고 있다. UEFA는 잉글랜드 팬 10만 명 이상이 마드리드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온라인 입장권 거래사이트에서는 UCL 결승 입장권의 재판매 가격이 1만 유로(약 1325만 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축구 팬들이 마드리드에 집결하면서 숙소 찾기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영국 축구매체 90min에 따르면 마드리드 시내의 숙소 예약률은 이미 94%를 넘어섰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방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현재 마드리드에 위치한 호스텔의 2단 침대에서 1박을 하려면 500유로(약 66만 원)를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토트넘#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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