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시달리는 선생님을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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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온라인 교육과정 개발 나서… 케이스 중심 대응방법 등 소개
‘마음치료’ 힐링 콘텐츠도 담아

“간혹 교실에 들어가기가 무서워요.”

10년 차 중학교 교사 A 씨는 요즘 ‘퇴직’을 고민하고 있다. 학생이나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심해 교단에 서기가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시험문제를 어렵게 냈다’면서 눈을 흘기며 따지는 학생들과 사소한 민원을 쏟아내는 학부모들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교사로서 자존감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데 해결 방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교권침해로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어나면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교단에 선 교사를 지켜라’라는 제목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교총은 7일 “교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현직교사용 교육 프로그램 제작에 착수했다”며 연내 제작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총 30회로 이뤄진 동영상 콘텐츠다. 교육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교권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교사가 어떻게 대처할지를 알려주는 내용이 담기게 된다. 예를 들어 학생이 교사에게 욕을 하거나 수업 중 교사의 만류를 무시하고 돌아다니는 등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교사가 취할 수 있는 단계별 행동이 상세히 제시된다. 교총 측은 “기존에도 교권침해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주로 단순히 관련 법령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며 “학부모나 학생에게 교권침해를 당하고도 어찌 할 바를 몰랐던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힐링 콘텐츠’도 담긴다. 교권침해로 인해 심리적 타격을 받은 교사들 중 상당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길 원한다. 그러나 일반 직장과 달리 교사들은 업무상 발생하는 우울증이나 트라우마를 병원에서 치료받기 어렵다. 학부모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교사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느냐”고 항의하는 등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개발을 총괄하는 교총 원격연수국의 김남정 콘텐츠실장은 “교사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교권 회복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15년 차 초등학교 교사 김모 씨는 “마음 치유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한 교사가 많다”고 했다.

10월부터는 ‘교원지위법 개정안’도 시행된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교권침해#선생님#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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