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취임식서 “경협 실현방안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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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고리로 평화 공고화, 제약 속에서도 능동의 지혜 필요”
퇴임 조명균은 직원들에 손편지… “통일부 위상 기대에 크게 못미쳐”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능동의 지혜가 필요하다.”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은 8일 취임식에서 “창조적인 일을 수행해야 하는 통일부 직원들에게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쉽다”고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어떻게든 남북 경협 프로젝트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제재 우회로 등을 마련하라고 취임 일성에서 밝힌 것이다.

그는 “비핵화와 평화 정착 과정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화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빅딜’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비핵화를 위해선 단계적 대북 경제 보상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한 셈이다.

통일부의 주도적 역할과 전문성도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의 업무는 종합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다른 부처와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남북 관계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면서 부처 간 협업의 시너지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통일부가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남북 경협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김 장관은 취임식과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잇따라 논어에 있는 ‘임중도원(任重道遠·어깨는 무겁고 길은 멀다)’을 언급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혼자 가기보다는 언론, 국회, 관련 정책부서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조명균 전 장관은 퇴임식 대신 직원들에게 보내는 짤막한 손편지 한 장을 남기고 청사를 떠났다. 그는 “소통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인사와 조직관리, 정부 내 통일부 위상도 직원 여러분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적었다.

황인찬 hic@donga.com·이지훈 기자
#문재인 정부#김연철 통일부 장관#남북 경협#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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